“우리 딸, 눈도 못 감고 갔어요”…무엇이 ‘4살 퇴행’ 20대女 죽음으로 내몰았나?

피해자母, 고인이 된 딸 영정사진 가슴에 품은 채
피해 당시 딸이 입고 있던 옷 그대로 입고 출석해

“존경하는 판사님! 우리 딸 소원을 들어 주세요”
엄마의 절규에 재판장은 순식간에 ‘눈물바다’ 돼

대전지방법원 논산지원(재판장 이현우)은 23일, 평소 ‘삼촌’이라 부르던 부친 후배의 성폭행으로 4살 아이로 퇴행한 20대 여성의 죽음에 대한 재판이 열렸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유가족 증인 심문으로 열린 이날 재판에서 피해자 모친 A씨는 고인이 된 딸의 영정사진을 가슴에 품은 채 피해 당시 딸이 입고 있던 옷을 그대로 입고 출석해 재판장을 숙연케 했다.

 

법원에 도착한 피고인 B씨를 향해 “혐의 인정하냐” “유가족에게 미안한 마음 없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졌으나 피고 B씨는 고개를 숙이고 노트로 얼굴을 가린 채 재판장으로 급히 향했다.

 

모친 A씨는 “존경하는 판사님! 우리 딸 소원을 들어주세요. 우리 딸 갈 때도 눈을 못 감고 눈뜨고 갔어요. 딸이 눈을 감았으면 오늘 법정에 오지도 않았다”며 절규했다.

 

그의 절규에 재판장은 순식간에 눈물바다가 됐다고 한다.

 

증인 심문에 참석한 성폭력상담소장 C씨는 “피해자인 B씨를 처음 대면했을 때 빵을 먹다가 침을 흘리는 등 이미 24살 성인으로 보이지 않았다”며 “유아 퇴행까지 가는 것은 처음 봤을 정도로 피해자의 상태는 심각했다”고 증언했다.

 

모친 A씨는 피의자 혐의를 받고 있는 B씨를 알게 된 배경에 대해 “아이 아빠와 제가 일을 하느라 부재중일 때가 많았고 보험 일을 하던 박씨가 생활에 많은 부분을 도와줘 평소 가족처럼 지냈다”며 “친지들과 왕래가 없었기 때문에 2005년부터 가족보다 친한 사이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딸은 B씨를 삼촌으로 여기고 따랐다”고 덧붙였다.

 

피해 사실을 알게 된 경위에 대해 A씨는 “관내 노성산성 인근 주차장에서 도로운전 연수를 핑계로 뒷좌석에서 강제로 성폭행을 시도했다고 들었다”며 “그 당시 딸아이가 차량 손잡이에 머리를 부딪쳐 상처를 입은 것을 발견했다”고 진술했다.

 

뉴시스

 

A씨는 “세상을 모두 준다고 해도 B씨와 합의할 생각이 전혀 없다”라며 “그에게 강력한 처벌을 원한다”고 분노했다.

 

성폭력상담소장인 C씨는 B씨 변호인과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다.

 

C씨는 성폭력 상담을 몇 명까지 해봤냐는 피고인 측 변호사의 질문에 “현재까지 150여 명을 상담했고 이 중 A씨 딸 상태는 만나본 피해자들 중 가장 심각했다”며 “첫 대면 때 몇 살이냐 물으니 4살이라고 대답하는 등 유아 퇴행까지 가는 것은 처음 경험했다”고 밝혔다.

 

다음 증인심문은 내달 1일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