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하던 중국과 인도 간 갈등이 조금씩 풀릴 조짐을 보인다. 최근 분쟁지 순찰 방식에 합의한 데 이어 양국 정상이 직접 만나 관계 개선 아이디어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24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전날 브릭스(BRCIS) 정상회의를 계기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만나 “중국·인도 관계의 본질은 14억여 인구의 두 이웃 개발도상국이 어떻게 공존하느냐의 문제”라며 “발전은 중국·인도 양국의 현재 최대공약수”라고 말했다.
지난해 중국을 넘어서 세계 1위 인구대국이 된 인도는 국경 문제로 중국과 물리적 충돌을 빚어왔고,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 전략과 안보협의체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에 참여하는 등 중국과 껄끄러운 관계다.
모디 총리는 “인도·중국 관계의 안정적 발전 유지는 양국에 중요하다”며 “인도는 중국과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면서 전략적 상호신뢰를 증진하고 호혜 협력을 확장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그러면서 “모디 총리가 양국 관계 개선·발전에 관한 아이디어와 건의를 내놨고 시 주석은 이에 원칙적인 동의를 표했다”고 설명했다.
양국 외교당국은 두 정상이 국경 문제 특별대표가 조속히 만나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상호 수용 가능한 해결책을 모색하고, 양국 관계의 안정화·재건을 위해 외교장관 및 기타 당국자 차원의 대화 메커니즘도 가동하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브릭스 정상회의는 개도국 간 협력의 장을 열고 미국 중심의 서방 질서에 대응한 협력을 강조했지만, 각국의 이해관계에 따른 균열 역시 노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브릭스 국가의 정상들은 23일(현지시간) 공동의 협력 방안을 담은 ‘카잔 선언’을 채택했다. 다극주의를 강조한 이번 선언에는 브릭스 국가 간 새로운 투자 플랫폼과 금융 협력 강화, 곡물 거래소 창설 계획 등이 포함됐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이 여러 차례 ‘달러의 무기화’를 지적하며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 무색하게 선언 내용에는 브릭스 단일통화와 관련된 내용 등은 언급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