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北리호남-김성태 만났냐"…쌍방울부회장 "직접 안내"

쌍방울 대북송금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9년 6월을 선고받은 이화영 전 경기도평화부지사의 항소심에서 방용철 쌍방울 부회장은 "대남공작원 리호남을 필리핀에서 직접 만났다"고 증언했다.

 

24일 수원고법 형사1부 심리로 진행된 이 전 부지사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 정치자금법 위반, 증거인멸교사 혐의 등 공판에서 방 부회장은 증인으로 출석해 이 전 부지사가 2019년 7월 북한 정찰총국 출신 대남공작원 리호남이 필리핀 아시아태평양 국제대회 참석해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을 만났는지 직접 묻자 이같이 답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뉴시스

방 부회장은 "(중국 모바일 메신저) 위챗을 통해 리호남과 연락했고 호텔 로비에서 만나 김성태 회장이 있는 방까지 직접 안내했다"고 설명했다.

 

방 부회장은 당시 리호남의 옷차림 등이 어땠는지 묻는 변호인에게 "바지에 티셔츠를 입고 있었고 모자는 안 쓰고 있었으며 안경을 꼈다. 조그만 손가방을 갖고 온 듯했다"며 "70만 달러는 위스키를 구매할 때 주는 캐리어에 담아서 준 것으로 기억한다"고 설명했다.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은 "70만 달러는 적은 돈이 아닌데 돈 운반 방법에 대해 리호남과 이야기한 적 없냐"고 지적했고 이에 방 부회장은 "누가 돈 준다고 하면 주머니에 넣어서라도 가져가는 게 사람 심리 아니냐"고 되물었다. 

 

방 부회장은 재판부가 "리호남과 위챗 대화 내용 등을 제출할 수 있냐"고 묻자 "증거인멸한 자료여서 없다"고 했다.

 

검찰은 해당 국제대회에서 김 전 회장이 리호남에게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의 방북 비용 300만 달러 중 70만 달러를 건넨 것으로 보고 있으나, 이 전 부지사 측은 리호남이 필리핀 국제대회에 참석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방 부회장은 앞서 이 전 부지사에 대한 뇌물 및 정치자금 공여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한편 재판부는 방 부회장에 대한 증인 신문을 마친 뒤 이 전 부지사 측이 이달 16일 청구한 보석 심문을 열었다.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은 "이 사건은 이재명의 제3자뇌물죄 공소사실 주요 부분이 원심부터 심리가 된 사안으로 의도적으로 이화영 재판과 분리 기소됐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이화영 사건 항소심이 이렇게 마무리되면 최근 기소된 이재명 재판에 갈 양형상 불이익도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변호인이 피고인의 보석 사유와 보석 조건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안 하고 이재명만 얘기한다"며 "1심에서 재판 중인 다른 사건이 선고될 때까지 이 사건을 선고하면 안 된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 보석 청구를 기각해달라"고 밝혔다.

 

아울러 검찰은 전날 국정원 직원의 비공개 증인 신문 내용이 한 언론 매체에 보도된 것을 두고 "법원이나 검찰이 해당 내용을 대중에게 공개할 수 없는 것을 악용해 선택적으로 공개하고 여론을 선동했다"며 "재판의 공정성을 침해하고 사법 불신을 초래하는 행동이다. 이를 피고인의 보석 여부 결정과 선고 양형에 반드시 참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31일 변론 종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