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수출 불확실성을 이유로 올해 성장률 전망에 ‘하방 위험이 커졌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위기론과 관련해서는 “위기라는 것은 기회도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최상목 부총리는 24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참석차 방문한 미국 워싱턴DC에서 국내 기자단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에 하방 위험이 커졌다”면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최 부총리는 올해 3분기 성장률(속보치)이 전분기 대비 0.1% 성장하는 데 그친 점과 관련해 “올해 성장률 전망에 대한 하방 위험은 분명히 커졌다”며 “(오는 12월) 경제정책방향 때 올해 성장률도 다시 수정하니까 그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제시한 바 있다. 올해 성장률이 2.4%일 것으로 예상한 한국은행 역시 3분기 속보치 발표 이후 “(당초 전망이)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 경기 둔화와 미국 대선의 불확실성으로 ‘수출피크론’ 우려가 나온다는 질문에 최 부총리는 “현재는 수출 관련 불확실성이 커진 건 분명하다. 경각심을 갖고 대응하겠다”고 답했다.
한국 수출을 주도하는 삼성전자가 3분기 ‘어닝쇼크’(실적 충격)를 기록해 ‘위기론’이 대두된 것과 관련해 그는 “위기라는 것은 기회도 있다는 뜻”이라고 했다.
잠재성장률이 하향 추세를 지속하고 있는 부분과 관련해 최 부총리는 “잠재성장률을 올리려는 노력과 잠재성장률과 비슷하게 연간 성장률을 만들어 나가는 노력을 동시에 해야 한다”면서 “미국을 빼고는 잠재성장률보다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는 나라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올해 2.0%로 미국(2.1%)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원화 가치가 다시 하락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최 부총리는 “환율 결정 요인은 여러 가지”라며 “(어떤 나라의) 펀더멘털(경제의 기초요건)이 강하다고 해서 항상 그 나라 통화가 강세가 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 엔화가 엄청 약세인 게 갑자기 일본이 옛날보다 경쟁력이 떨어져서 그런 건 아니다”라며 “일본 경쟁력은 이미 30년째 떨어지고 있고 지금은 오히려 낫다는 데도 엔화가 약세”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단기적으로는 거시정책, 중장기적으로는 물가 수준이나 구매력, 경쟁력에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예상보다 저조한 3분기 성장률이 내년도 국세수입 전망치에 미칠 영향과 관련해서는 “아주 불확실성이 크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국세수입 전망에는 법인세가 큰데 올해 기업들의 실적과 부동산 거래로 내년도 세입이 나오기 때문에 상당 부분 이미 결정돼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