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으로 다진 한-폴 수교 35주년... “한국 무기로 폴란드 하늘·땅 지켜”

쇼팽과 판소리 어우러진 만찬
‘안보협력’부터 ‘문화동맹’까지
김 여사, 13일 만에 외교 행사

“한국의 무기가 폴란드의 땅과 하늘을 지키고, 폴란드의 드론이 한국의 영토를 지켜줄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11년만에 국빈 방한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내외와의 국빈 만찬에서 안보협력 강화를 만찬사로 꺼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부인 아가타 콘하우저-두다 여사와 공연 관람 중 박수를 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은 특히 이달 초 한국군이 도입을 계약한 폴란드 방산기업 WB의 워메이트-3 를 언급했다. 두다 대통령도 이에 “한국은 폴란드인들에게 발전의 상징이자 '동양의 호랑이'로 통했는데, 이제는 안보의 상징이 됐다”며 “한국산 무기에 대한 폴란드 군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화답했다. 재선의 두다 대통령은 현지에서 대규모 한국 무기 수입으로 인해 강인한 지도자 이미지를 얻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윤 대통령은 만찬사에서 “한국과 폴란드는 역사적 상처를 극복하고 단기간에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이룬 공통점이 있다”며 “자유, 인권, 법치라는 가치를 공유하는 양국이 전략적 협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만찬에는 양국 관계 발전에 기여해 온 정재계 주요인사 50여명이 참석했다.

 

양국 정상은 문화 교류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폴란드의 쇼팽 음악이 조성진을 통해 새롭게 태어나고, 폴란드에서는 많은 케이팝 팬들이 한국 음악을 즐기고 있다”고 언급했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의 부인 아가타 콘하우저-두다 여사가 2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서 피아니스트 윤연준과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이날 만찬에서는 양국의 전통 음악이 어우러졌다. 판소리 명창 신영희가 ‘춘향가’ 중 ‘사랑가’를 열창했고, 소리꾼 유태평양이 사철가를 불렀다. 두 사람은 함께 ‘남도민요’를 빚어냈다.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윤연준이 폴란드의 위대한 음악가 프레데리크 쇼팽의 ‘녹턴(야상곡)’ 작품번호 20번을 서정적으로 연주했다. 이어 바리톤 이응광이 쇼팽의 곡에 가사를 붙인 가곡 ‘Tristezza’(슬픔)를 불렀다. 이어 이날 연주자와 참석자들이 함께 ‘진도아리랑’을 열창하며 행사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부인 아가타 콘하우저-두다 여사와 함께 국악인 신영희, 유태평양, 피아니스트 윤연준, 성악가 이응광 등 이날 공연 참가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한편 김건희 여사와 아가타 콘하우저-두다 폴란드 영부인(폴란드 여성은 결혼 후 기존 성과 남편의 성을 함께 사용할 수 있다)은 만찬에 앞서 경복궁을 방문해 한국의 전통문화를 함께 체험하는 등 영부인 간 문화 외교도 진행됐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이 자리에서 콘하우저-두다 영부인은 한국 문화에 깊은 관심을 표현했다고 한다. 김 여사는 동남아 3국 순방 귀국 이후 13일만에 공식 외교 일정에 참석했지만 배우자 프로그램의 사진 등은 별도로 공개하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2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만찬을 마치며 환송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다음 달 1일로 수교 35주년을 맞는 한국과 폴란드는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경제·안보·문화 전반에 걸친 포괄적 협력 관계를 한층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