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다혜, '불법 숙박업' 의혹까지... 경찰 내사 착수 [사사건건]

음주운전 이어 제주·서울서 미신고 숙박업 의혹
경찰, 오피스텔 불법영업 제보에 수사 착수
취업특혜 의혹 참고인 조사도 예정...논란 확산

경찰이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문다혜(41)씨가 제주와 서울에서 불법 숙박업을 해왔다는 의혹을 수사한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문씨가 소유한 오피스텔에서 “사촌 동생 집이라고 하라”는 지침까지 내리며 불법 영업을 해왔다는 제보를 받고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다. 최근 만취 음주운전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문씨는 제주 주택에서도 미신고 숙박업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 영등포 오피스텔 ‘꼼수 영업’ 의혹

 

26일 경찰에 따르면 문씨가 서울 영등포구 소재 오피스텔을 불법 숙박업소로 운영해온 정황이 포착됐다. 현행 공중위생법상 오피스텔을 공유숙박업소로 운영하려면 시설과 설비를 갖추고 관할 구청에 신고해야 하지만, 문씨는 이런 절차를 밟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된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문다혜 씨가 지난 18일 서울 용산경찰서에서 열린 조사를 마치고 건물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영등포경찰서는 24일 구청으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아 문씨의 공중위생법 위반 혐의에 대해 내사에 착수했다. 혐의가 입증되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앞서 구청은 22일 오후 4시경 영등포역 인근 해당 오피스텔을 찾아 실사를 시도했으나, 문이 잠겨 있어 숙박업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 이에 다음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해당 오피스텔은 2021년 6월23일 문씨가 매입해 현재 단독 소유로 등기돼 있다.

 

구청 실사 전날까지도 영업이 계속된 정황이 드러났다. 채널A 보도에 따르면 투숙객들이 받은 예약 안내문에는 “누가 물어보면 사촌 동생 집에 왔다고 말하라”는 지침까지 있었다고 한다. 문씨가 불법 숙박업 운영 사실을 인지하고도 이를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커진 까닭이다. 

 

◆ 제주 주택서도 불법 영업 정황 포착

 

제주에서는 더 구체적인 영업 정황이 포착됐다. 문씨는 2022년 7월 제주시 한림읍 협재해수욕장 인근 단독주택을 3억8000만원에 매입했다. 매입 한 달 만인 8월, 이 주택을 소개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제주 독채 펜션 8월8일 오픈합니다!”라는 홍보 글이 올라왔다. 해당 계정은 “숙소 데크에서 바라본 오션뷰”라며 바다 전망 사진을 공유하고, 숙박 예약이 가능한 공유 플랫폼 링크까지 걸어놓았다.

 

실제 이용 후기도 있었다. 지난해 6월 한 블로그에는 “숙박은 처음으로 협재 바다 앞에 위치한 에어비앤비로 구했다”는 글과 함께 문씨 단독주택 현관문에서 투숙객들이 나오는 사진이 올라왔다. 이 주택은 농어촌민박업 등록조차 되지 않은 상태였다.

 

제주자치경찰단은 지난달 초 제주시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고 두 차례 현장을 방문했으나 문이 잠겨 있어 확인하지 못했다. 박기남 제주자치경찰단장은 23일 제주도 국정감사에서 “최근 문씨와 두 차례 연락이 됐고, 수사 일정을 문씨 담당 변호사와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 제주시 한림읍 협재리에 있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문다혜씨(41) 소유 단독주택. 뉴스1

◆ 음주운전 적발...택시기사와 합의

 

앞서 문씨는 지난 5일 새벽 용산구 이태원 해밀톤호텔 앞에서 음주운전 사고를 일으켰다. 차선 변경 중 뒤따르던 택시와 충돌했는데,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0.149%로 면허 취소 수준(0.08% 이상)을 크게 웃돌았다.

 

피해 택시 기사는 목 부위 통증을 호소하는 등 경상을 입었으나, 문씨 측과 합의 후 상해 진단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음주운전 치상 혐의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 혐의 대신 음주운전으로만 처벌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 18일 경찰 조사에서 문씨는 “해서는 안 될 큰 잘못을 했다”며 “부끄럽고 죄송하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반성하며 살겠다”는 입장문을 냈다. 경찰은 조만간 수사를 마무리하고 검찰에 사건을 송치할 예정이다.

 

◆ 이어지는 수사...특혜 채용 의혹도

 

이런 가운데 문씨는 전 남편의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해서도 조만간 검찰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전주지검은 최근 문씨에게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검찰은 항공업 경력이 전무한 문씨의 전 남편 서모(44)씨가 2018년 7월 타이이스타젯 고위 임원으로 취업하고, 문씨 가족이 태국으로 이주한 것이 이상직 전 의원의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임명과 관련이 있는지를 수사하고 있다. 서씨가 2020년 4월까지 재직하며 받은 월 800만원의 급여와 태국 이주비·주거비 등 2억3000만원을 뇌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