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내년에 20%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밝힌 뒤 24일(현지시간) 주가가 22% 급등했다.
내달 5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최전선에서 지원하고 있는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는 하루 만에 자산이 335억달러(약 46조2635억원) 증가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장보다 21.92% 오른 260.48달러에 마감했다. 테슬라 주가는 이날 장 초반 14.5% 오른 244.68달러로 시작해 장중 한때 262.12달러(22.7%)까지 오르며 상승폭을 확대했다. 이날 주가 상승률은 2013년 5월9일의 24.4%에 이어 테슬라 상장 이래 역대 두 번째로 큰 폭의 상승으로 기록됐다.
시가총액은 전날(종가 기준) 6825억달러에서 이날 8321억달러로, 하루 사이 1496억달러가량 불어났다. 올해 들어 전날까지 -14%를 기록했던 연중 주가 수익률도 하루 만에 +5%로 전환했다.
지난달 30일 261.63달러까지 상승했던 테슬라 주가는 지난 10일 로보택시 공개 행사 직후 실망스럽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면서 다음 날 8.8% 급락했고 실적 발표 당일인 23일 213.65달러까지 하락해 거래를 마감한 바 있다. 하지만 테슬라가 전날 장 마감 후 발표한 3분기 실적은 시장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로 평가됐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이 0.72달러로,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의 평균 예상치(0.58달러)를 크게 웃돌았고, 순이익은 전년 동기(18억5300만달러)보다 17% 증가한 21억6700만달러(약 2조9천935억원)를 기록했다.
테슬라는 특히 3분기 배출권 규제 크레딧 판매로 7억3900만달러(약 1조209억원)의 수입을 올린 것과 차량 매출원가(COGS)가 역대 최저 수준인 대당 최대 3만5100달러(약 4800만원)로 떨어진 것이 순익 증가의 주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머스크는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내년에는 더 낮은 가격의 차량과 자율주행의 도래로 20∼30%의 성장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머스크는 또 테슬라가 자율주행 로보택시를 위한 차량 호출 앱을 개발해 현재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서 자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시험 운행 중이며, 내년에는 캘리포니아와 텍사스에서 이런 택시 호출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테슬라 주가 상승으로 머스크의 자산은 335억달러 늘어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 기준 세계 1위 자리를 더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머스크 자산은 2위 부자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보다 610억달러(약 84조2410억원) 많은 2703억달러(373조2843억원)가 됐다.
머스크는 연일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적극 지원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 5일 대선 경합주인 펜실베니아주 버틀러에서 열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유세에서 지지 연설을 위해 무대에 올라 팔짝팔짝 뛰며 호응을 유도해 ‘치어리더’라는 조롱을 얻는가 하면 자신이 설립한 슈퍼팩(Super PAC·미국의 정치자금 기부단체)을 활용, 보수층 유권자 등록을 위해 거액의 상금을 내걸었다가 법무부로부터 경고를 받기도 했다. 머스크는 공화당의 투표 독려 활동과 디지털 광고 자금 등으로 7500만 달러를 후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재선에 성공하면 관료주의 최소화에 목표를 둔 ‘정부효율성부’라는 부처를 신설하고, 머스크에게 위원장을 맡길 것이라고 밝혔다. 머스크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일을 하게 되면 자율주행차에 대한 연방 승인 절차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