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가 내기 때문에 여자친구를 바다에 던쳐 척추를 골절시켜놓고 연락을 끊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20대 여성 A씨는 26일 JTBC ‘사건반장’을 통해 지난해 7월 남자친구 B씨와 그의 친구 커플과 함께 경남 거제시의 한 해수욕장을 찾았다가 회복할 수 없는 부상을 입었다고 털어놨다.
사고 직전 A씨를 제외한 세 사람이 바다에 들어가 놀고 있었다고 한다. A씨는 “남자 친구가 바다에 들어가자고 제안했지만 거절했다”며 “근데 남자 친구가 친구랑 얘기를 나누더니 제 팔과 다리를 잡고 막무가내로 바닷속에 끌고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당시 B씨는 “누가 더 여자 친구 잘 던지는지 내기하자”고 친구에게 내기를 제안했고, A씨가 거부했음에도 개의치 않고 A씨를 높게 들어 바다로 던졌다. A씨가 떨어진 위치는 바닷물이 겨우 성인 종아리 높이까지 차는 얕은 곳이었다.
A씨는 “남자 친구의 친구가 자기 여자 친구를 먼저 던졌는데, 그 커플은 좀 더 깊은 곳에 있어서 여자가 안 다쳤다”며 “저는 던져졌을 때 등에 뭐가 부딪혔다. 그들이 계속 일어나보라고 하는데 일어나면 안 될 것 같았다. 등이 부서진 느낌이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A씨는 척추뼈 3개가 골절되는 등 전치 14주 중상을 입었다. A씨는 “큰 병원으로 가서 수술하려면 보호자가 있어야 했다. 남자 친구한테 ‘왜 안 오냐’고 했더니 ‘지금 간다’면서 짜증을 내더라”고 돌아봤다. 이후 B씨는 연락을 받지 않고 잠적했다.
A씨가 계속해서 남자 친구에게 “회복만 1년 걸리는데 어떻게 책임질 거냐”, “너한테 실망하는 일 없었으면 좋겠다” 등 연락을 취했지만 소용 없었다. 참다못한 A씨의 동생이 남자 친구의 어머니를 찾아가자, 어머니는 “놀다가 다쳤다면서 왜 우리 아들을 가해자로 만드냐”고 되레 화를 냈다.
뿐만 아니라 A씨 수술 받은 지 6일 정도 됐을 때 남자친구와 그 절친 커플이 제주도에 놀러 간 사진이 SNS에 올라오기도 했다고. A씨는 “세 사람이 한통속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자 친구와 지인 커플에게 충격받았다”고 토로했다.
경찰 조사에서 B씨는 “여자친구를 바다에 던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함께 여행 간 친구의 연인도 “던지는 모습을 못 봤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들 진술 외에 별다른 증거가 없었기에 ‘증거 불충분’으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지만 검찰 보완 수사지시로 재수사가 이뤄졌고 B씨는 폭행치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남자친구는 법정에서도 “여자친구가 만취해 기억이 왜곡된 것”이라며 “바다에 던진 사실이 없다. 술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A씨를 치료한 간호사의 진술이 A씨의 억울함을 풀어줬다. 사고 당시 A씨는 남자친구를 보호하고자 119구급대원에 “혼자 넘어졌다”고 거짓 진술을 했는데, 병원 이송 후 간호사는 A씨에 “정말 넘어진 게 맞냐”고 물었고 A씨는 “사실 남자친구가 던졌다”고 사실을 털어놨다.
이를 기억한 간호사의 진술이 법정에서 받아들여지면서, 1심 재판부는 남자친구에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A씨와 남자친구는 모두 1심 판결에 항소한 상태다.
A씨는 “크게 다쳐 오래 앉아 있을 수 없어 일을 못 하고 평생 달리기도 할 수 없는 장애를 갖고 살아야 한다”며 “합의할 생각은 없다. 전 남자친구가 책임 회피한 부분에 대해 처벌받도록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