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위기론 속 ‘조용히’ 지나간 이건희 4주기…이재용 메시지 임박했나

삼성 오너일가, 경기 수원 선영 모여 추모
이어진 사장단 오찬서 JY 공개 메시지 無
27일 이재용 취임 2주년 등 메시지 기대
‘책임 경영’ 차원 등기이사 복귀 가능성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삼성 오너 일가가 25일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4주기를 맞아 조용한 추도식을 가졌다. 삼성 위기론 속 재계의 시선이 이 회장의 입에 집중된 가운데, 이 회장은 이날 별도의 공개 메시지는 내지 않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5일 경기도 수원 선영에서 진행된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4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이날 오전 이 회장과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등 유족들은 경기 수원 이목동 선영을 찾아 약 40분간 머무르며 추도식을 가졌다. 

 

정현호, 한종희 , 전영현, 최성안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현직 사장단 50여명은 오너 일가에 앞서 선영에 도착해 20여분간 헌화와 묵념을 하며 고인을 추모했다.

 

이 회장은 추모가 끝난 뒤 예년처럼 경기 용인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사장단과 오찬을 했다. 

 

재계에선 이 회장이 사장단 오찬에서 최근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 경쟁력 약화 관련 메시지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이 회장은 2022년 부회장 당시 추도식 후 사장단 오찬에서 “지금은 더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며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앞서 준비하고 실력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오찬이 끝난 뒤에도 공개된 경영 메시지는 없었다. 

 

재계에선 이 회장이 27일 회장 취임 2주년, 다음달 1일 삼성전자 창립 55주년 등에 임직원 등을 대상으로 경영 관련 메시지를 낼 가능성이 제기된다.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왼쪽부터)과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이 25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소재 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 선영에서 열린 4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이 선대회장의 ‘신경영 선언’처럼, 삼성이 본격적인 ‘JY 체제’에 돌입한 만큼 이 회장도 ‘뉴삼성’ 비전을 선보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 선대회장은 1993년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로 대표되는 신경영 선언 등 경영 혁신을 통해 삼성을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 육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각에선 이 회장이 삼성전자 등기이사에 복귀해 ‘오너 책임 경영’ 의지를 내비칠 가능성 제기된다. 현재 4대 그룹(삼성·SK·현대차·LG) 총수 중 미등기 임원은 이 회장뿐이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 위원장은 지난 18일 취재진과 만나 “삼성은 현재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국내 최대 기업이지만 예측이 어려울 정도로 급변하는 국내외 경제 상황의 변화, 경험하지 못한 노조의 등장, 구성원의 자부심과 자신감 약화, 인재 영입 어려움과 기술 유출 등 사면초가의 어려움 속에 놓여 있다”며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 필요성을 주장한 바 있다.

 

이 회장은 2016년 10월 임시 주총을 통해 등기이사인 사내이사로 선임됐지만,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되면서 2019년 10월 재선임 없이 임기를 마치고 현재까지 5년째 미등기 이사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