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생생한 그 날”…‘이태원참사’ 2주기 앞둔 서울 도심 분위기는?

밤 깊어지자 이태원·강남역 일대 다소 북적여

식당·주점에서 사고 예방 위해 노력하는 모습도

경찰·서울시 “안전 관리 위해 총력 기울일 것”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지 이제 곧 2주기가 된다.

 

핼러윈을 앞둔 금요일 밤부터 경찰과 서울시가 사람들이 몰릴 걸로 보이는 주요 지역들에 인력을 배치했다.

 

핼러윈데이(10월 31일)를 엿새 앞둔 25일 저녁 서울 용산구 이태원 골목에 시민들의 안전한 통행을 위한 바리케이드가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2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과 서울시는 핼러윈 기간 안전관리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이번 주말 홍대·이태원·강남·건대·명동 등에 경찰관 3012명을 배치하고 오는 31일까지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15개 지역을 중심으로 특별관리를 실시한다.

 

시도 오는 27일까지 특히 많은 사람이 모일 것으로 예상되는 중점 관리지역 8곳에서 합동 순찰을 실시하고, 다음 달 3일까지 '핼러윈 중점 안전관리 기간'을 운영하기로 했다.

 

이날 밤이 깊어지자 이태원 거리는 경찰이 안전관리에 나설 정도로 인파가 몰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인파 감지 시스템 안내 전광판에는 '보행 원활'이라는 안내가 나오고 있긴 했지만, 클럽이 본격적으로 운영을 시작하는 오후 10시가 되자 저녁 시간에는 빈 테이블로 가득했던 식당과 술집도 손님들로 가득 찼다. 디제이 파티가 열린 한 술집에는 한때 30여명이 긴 줄을 서기도 했다.

 

저녁까지만 해도 '불금'을 즐기러 온 사람보다 인파 관리를 위해 붉은색 바리케이드를 설치하는 작업자가 많았던 골목길도 식사하거나 술을 마시다가 담배를 피우러 나온 사람들로 가득했다. 조용했던 거리는 이제 진동이 느껴질 정도로 큰 음악 소리로 가득 찼다.

 

10·29 이태원 참사 피해자 율리아나 박씨의 사진과 국화 한 송이. 연합뉴스

 

강남역 거리도 비슷한 분위기였다고 한다.

 

밤이 깊어져 가면서 강남역 10번 출구 인근 주점과 포차에는 입장하려는 사람들이 줄을 길게 늘어섰다.

 

핼러윈 테마에 맞춰 유령, 거미줄, 호방 장식 등으로 꾸민 가게도 더러 보였다. 제법 핼러윈 분위기도 풍기기 시작했다. 한복을 입거나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핼러윈 코스프레를 한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식당이나 주점에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호객하는 종업원들은 가게 출입구에 서서 손짓하거나 소리를 지르긴 했지만 거리로 난입하지는 않았다.

 

인파가 몰릴 경우 영업을 위해 거리마다 세워둔 입간판이 보행 안전을 위협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골목마다 조끼를 착용한 채 경광봉을 든 공무원과 경찰관이 서 있었고, 인파가 몰릴 경우 우측통행을 유도하기 위한 붉은색 바리케이드도 거리 곳곳에 설치됐다.

 

강남역에는 11번 출구와 12번 출구 사이에 유관기관 합동 현장 상황실이 마련됐다. 상황실을 중심으로 응급 의료소, 진료 버스, 앰뷸런스도 배치됐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평소에도 안전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무신경한 것보다는 과도하게 안전을 챙기는 것이 낫다는 목소리도 있었다고 한다.

 

한편,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이날밤 홍대 레드로드 R4에 설치한 ‘핼러윈 대응 합동상황실’을 찾아 본격적인 인파 관리에 돌입했다. 현장에는 구청 공무원과 경찰, 소방, 민간단체 등 425명이 위기 상황 대응과 안전 지도를 위해 투입됐다.

 

인파 관리에 나선 박 구청장은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홍대입구역 9번 출구 주변부터 레드로드 R1~R6, 최근 마포구가 안전을 위해 보행로를 넓힌 클럽거리까지 구석구석을 살피고 보행에 위협이 되는 불법광고물과 전동 킥보드, 적치 쓰레기 등을 즉시 이동조치 했다.

 

그는 “안전에는 과잉이 없다는 생각으로 오늘부터 핼러윈데이의 다음날 새벽까지 인파 관리에 행정력을 집중할 것”이라며 “핼러윈 기간 홍대를 찾는 구민과 관광객 모두 평소와 다름없는 안전하고 평온한 주말을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