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콘서트홀에 30억 짜리 ‘파이프오르간’ 설치 착수… 2025년 2월 공개

몸값만 무려 30억원에 달하는 독일산 ‘파이프오르간’이 부산 최초의 클래식 전문공연장인 ‘부산콘서트홀’에 설치돼 내년 초 부산시민들에게 공개될 전망이다.

 

부산시는 지난 8월 국내 두 번째 ‘빈야드(포도밭) 형태’로 준공된 부산콘서트홀에 파이프오르간을 설치하는 작업에 착수했다고 27일 밝혔다.

부산시민공원 내 들어선 클래식 전문 공연장인 부산콘서트홀 내부에 설치될 파이프오르간 이미지. 부산시 제공

파이프오르간은 오르간의 하나로 여러 길이의 관을 음계적으로 배열하고, 이곳에 바람을 보내 소리를 내는 악기다. 웅장한 규모와 다채로운 소리로 ‘악기의 제왕’이라고 불린다. 건축설계 단계에서 구조와 용도를 고려해 맞춤형으로 제작되는 것이 특징이다. 

 

부산콘서트홀에 들어설 파이프오르간은 파이프 4406개와 스탑 62개, 건반 4단으로 구성돼 제작에만 28개월이 소요됐다. 부산콘서트홀에 높이 9m, 너비 16m 규모로 합창석 뒤편 벽면에 세워진다.

 

시는 파이프오르간 설치를 위해 2022년 10월 조달청 외자 구매 입찰을 통해 독일 프레브러거(Freiburger)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파이프오르간 제작을 의뢰했다. 지난해 1월 파이프오르간 디자인을 선정하고, 독일 현지에서 가조립과 테스트를 실시했다.

 

이어 지난 8월 전문가를 현지에 파견해 악기 검수과정을 마치고, 파이프오르간 부품을 부분별로 해체 및 소분해 선적한 파이프오르간이 이날 부산항에 도착한다. 

 

시는 내년 2월 부산콘서트홀에 설치를 완료한 뒤, 정음 작업(보이싱) 과정 등을 거쳐 개막 공연을 통해 부산 시민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국내 공연장에 파이프오르간을 설치한 사례는 1978년 세종문화회관을 시작으로, 롯데콘서트홀(2016년)과 부천아트센터(2023년)가 있다. 비수도권 공연장 최초로 부산콘서트홀에 파이프오르간이 설치되면 세계 최고 수준의 클래식 음악 전문 콘서트홀의 상징성을 확보하고 완성도 높은 클래식 전문 공연이 가능해진다. 이를 통해 지역문화 격차 해소와 예술인들의 활동무대 확장 등 시민의 문화 향유권 보장의 기틀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지난 8월 준공된 부산콘서트홀은 부산시민공원 내 연면적 1만9862㎡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2000석의 대공연장과 400석 규모의 챔버홀을 갖추고 넘실거리는 파도 위에서 출항하는 배를 구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