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석학 40여명 한자리 모여 인공지능·인간 공존 방안 등 논의 김동연 지사 ‘사람 중심 경제’ 강조 기회·돌봄 등 4대 실현전략 제시
“대전환의 성공을 위해 인공지능(AI)이 사람을 대체해선 안 됩니다. 사회적으로 혜택을 주는 원칙이 무엇인지 먼저 생각해봐야 합니다.”(피터 노빅 미국 스탠퍼드대 인간중심AI연구소 연구원)
세계경제포럼(WEF)을 벤치마킹해 올해 처음 열린 ‘경기글로벌대전환포럼’이 AI 시대 휴머노믹스와 글로벌 연대를 강조하는 선언문을 채택하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27일 경기도에 따르면 AI와 ‘인간 중심 경제전략’인 휴머노믹스를 주제로 이달 24∼25일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포럼에선 세계적 석학 40여명이 한자리에 모여 우리 시대 화두인 AI와 인간의 공존을 논의했다. 마지막 날 이들이 채택한 선언문에는 AI가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산업기반을 조성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참석자들은 사람을 중심으로 하는 AI 교육시스템과 기후테크기업 육성, AI를 활용한 돌봄의 질 제고 등에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특히 AI를 인류 평화를 실현하는 도구로 활용하기 위해 지방정부와 국제기구가 협력하고 연대하기로 합의했다.
25일 열린 라운드테이블에선 ‘구글의 3대 천재’로 불리는 노빅 연구원과 옌스 룬스고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부국장, 티지아나 보나파스 유엔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ESCAP) 국장, 헤 루이민 싱가포르 최고AI책임자, 하정우 네이버 미래AI센터장 등이 연단에 올랐다. 경기도는 연사들에게 워킹그룹 참여를 요청했고, 이들은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현안에 대응하기로 했다.
24일 개회식에선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AI가 주도하는 대전환의 시대를 맞아 이를 이끌 휴머노믹스를 제안했다. 포럼 참석자이기도 한 바트 윌슨 미 채프먼대 경제·법학 교수가 발전시킨 개념인 휴머노믹스는 여러 모델과 수학, 통계, 실험 등을 수용하면서 인문학적 성찰로 보완하는 경제학을 일컫는다. 김 지사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길에는 ‘사람 중심 경제’ 휴머노믹스가 있다”며 “경기도는 휴머노믹스 실현을 위해 기회·돌봄·기후·평화경제의 4대 전략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기조연설에선 ‘AI의 아버지’로 불리는 스튜어트 러셀 UC버클리대 교수가 “AI가 인간보다 뛰어난 능력을 갖추게 됐을 때 미래 인류와 AI의 관계는 기술적 도전이 아니라 공존과 협력이라는 과제를 안게 된다”고 말했다.
윌슨 교수는 “경제발전은 애덤 스미스가 말한 것처럼 이기심 때문이 아니라 도덕적 감성과 윤리적 행동이 동기가 됐다”며 “AI는 경제 성장뿐 아니라 인류의 도덕적 가치를 지키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노빅 연구원은 ‘AI로 더 좋아질까 나빠질까’라는 주제 발표 뒤 “우리가 AI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김 지사가 좌장을 맡은 대담에선 휴머노믹스가 정치 혼란, 경제 불평등, 사회 차별을 해결하는 데 얼마나 효과적인지 의견을 나눴다. 김 지사가 “AI의 발달을 통해 얻어야 하는 목표가 무엇이냐”고 묻자 러셀 교수는 “우리가 얻고 싶은 것을 AI가 인간적으로 달성하도록 하는 게 목표”라며 “우리가 원하는 것이 사회적 압력이나 열등감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기에 인간이 더 나은 가치를 추구하도록 AI가 도와야 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