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가 아메리카노 가격을 올린 지 석 달 만에 아이스 음료 가격도 200원 인상하기로 하면서 소비자들의 식품 물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스타벅스 직원들이 경영진을 규탄하는 시위에 나서 회사 내외부로 내홍이 커질 전망이다.
스타벅스코리아는 내달 1일부터 논커피 아이스 음료 11종의 톨(355㎖) 사이즈 가격을 200원씩 인상한다고 28일 밝혔다.
가격 인상 대상은 커피류가 아닌 블렌디드 음료 2종과 프라푸치노 6종, 피지오 1종, 리프레셔 2종 등이다.
딸기 딜라이트 요거트 블렌디드는 6300원에서 6500원으로, 망고 패션 티 블렌디드는 5400원에서 5600원으로 변경된다.
자바칩 프라푸치노와 더블 에스프레소 칩 프라푸치노, 제주 말차 크림 프라푸치노, 카라멜 프라푸치노 등을 비롯해 쿨 라임 피지오 등의 가격도 변동된다.
다만, 11월 이전에 구매한 모바일 상품권 등은 이후에도 추가 금액 없이 사용 가능하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직·간접 비용 상승이 지속되며 일부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며 “고객 부담을 최소화하고자 겨울철 수요가 감소하는 아이스 음료를 대상으로 가장 작은 사이즈인 톨 사이즈에 한해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스타벅스는 지난 8월 카페 아메리카노 그란데(473㎖), 벤티(591㎖) 사이즈 가격과 원두 상품군(홀빈·VIA) 가격을 한 차례 인상했다. 당시 스타벅스는 고객들의 부담을 낮추고자 수요가 많은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를 제외하고 가격 인상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가격 인상에는 수익성 악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2조 929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률은 4.8%에 그쳤다. 올해 상반기에는 5.1%의 영업이익률을 올리며 전년 대비 소폭 상승했으나 2021년과 비교하면 절반에 불과하다.
대표 커피 프랜차이즈인 스타벅스가 잇달아 음료 가격을 올리면서 다른 커피 프랜차이즈들도 가격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돼 소비자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부 스타벅스코리아 직원들은 본사가 있는 서울 중구 퇴계로 일대 등에서 이날부터 이틀간 경영진을 규탄하는 트럭 시위에 나선다.
업계에 따르면, 직원들은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를 통해 의견을 모은 뒤 투표를 통해 시위를 진행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시위 진행 여부에 대한 투표 결과, 2만3000여 명의 직원 중 약 1700명이 투표에 참여해 96%가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들은 회사의 영업 이익률이 떨어지는 이유가 방만한 경영에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소비자에게 돌아가던 혜택을 축소하는 방법이나 무분별한 인력 감축은 해결책이 아니라며 현재의 경영 방식이 장기적으로는 스타벅스의 브랜드 가치를 훼손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노동조합이 없는 스타벅스코리아에서 집단행동이 나온 것은 3년 만이다. 앞서 지난 2021년 스타벅스의 일부 파트너(정규직 직원)들이 과도한 업무량을 호소하며 트럭 시위를 진행한 적 있다.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는 “사내 소통기구인 행복협의회 등을 통해 파트너들과 근무 환경 개선 및 운용 효율화 등에 대해 정기적인 소통을 진행해 왔으나 이런 일이 발생한 점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더욱 파트너들의 의견과 제언을 경청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