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학교폭력 가해 논란에 휩싸인 경기 성남시의원의 사퇴를 촉구하는 ‘근조 화환’ 시위가 28일 시의회 앞에서 이어졌다. 이달 23일 사건의 진앙인 성남시 분당구 한 초등학교 앞에 120여개 화환이 설치됐고, 이후 닷새 만에 50여개 화환이 시의회 앞 인도까지 점령한 것이다.
지역 교육계 등에 따르면 이번 논란은 가해 학생 엄마인 A 의원이 이전 소속 정당이자 시의회 다수당인 국민의힘으로부터 ‘출당 명령’을 받고 탈당한 뒤 오히려 기름을 부으며 커졌다.
A 의원이 무소속으로 신분이 바뀐 뒤 시의회 국민의힘이 노골적으로 책임을 회피한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2차 시위로 이어졌다. 온라인 카페 등을 매개로 모인 분당지역 학부모들이 중심에 섰다.
앞서 국민의힘 소속 이덕수 시의회 의장은 지난 23일 더불어민주당 성혜련 의원 등이 학폭 대책 강화를 촉구하기 위해 신청한 5분 자유발언과 징계요구서를 거부했다. 이 의장은 “학폭 문제는 시정 운영과 직접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결국 시의회 민주당은 이 의장에 대한 불신임안을 의회사무국에 제출한 상태다. 아울러 기자회견 등을 통해 A 의원을 윤리위원회에 회부해 제명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날 오전 8시쯤 시의회 앞에 놓인된 화환들에는 ‘학폭 자녀 엄마는 사퇴하라’, ‘회피하지 마세요’, ‘사퇴하고 반성하라’, ‘책임은 없고, 사퇴는 더 없으신가요’ 등 A 의원을 성토하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사실상 징계를 거부한 이 의장을 비판하는 글도 눈에 띄었다.
시청으로 출근하던 한 공무원은 “근조 화환들이 있어 깜짝 놀랐다”며 “사후 조처만 제대로 해도 해결될 문제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앞서 분당구 B 초등학교에선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여학생 4명이 한 학생을 상대로 공원에서 과자와 모래를 먹이고, 게임 벌칙을 이유로 몸을 짓누르며 폭력을 가한 사건이 일어났다.
관할 성남교육지원청은 심의위원회를 열어 A 의원의 딸 등 가해 학생 4명 중 2명에게 서면 사과 및 학급 교체를, 나머지 2명에겐 서면 사과와 봉사 등을 명령했다.
하지만 피해 학생은 몇 달씩 가해 학생들과 같은 학급에 방치되며 트라우마에 시달렸고, A 의원이 해당 학교 학부모회장을 지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낮은 수위의 처분이 내려진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