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최연소·최장수 여성 앵커 기록을 세운 백지연(60)이 신념을 지키기 위해 광고 출연을 포기했다고 고백했다.
27일 방송된 MBC ‘심장을 울려라 강연자들’에서 백지연은 미래 설계를 위해 MBC에서 퇴사한 이후 여러 편의 광고 출연 제안이 왔다고 입을 열었다.
당시 그는 자동차, 화장품 광고를 연이어 찍었는데, 광고 선정 기준에도 원칙이 있었다고 했다. 앵커의 신뢰를 이용한 과장, 거짓 광고는 절대 촬영하지 않겠다는 신념이었다.
백지연은 이 ‘신념’ 때문에 출연료가 큰 광고를 거절해야 했다. 한 은행 측이 ‘저는 지금까지 A은행만 써왔어요’라는 문구를 제안했는데, 그건 사실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백지연이 “‘앞으로 A은행만 쓸 거예요’로 바꾸면 안되냐”고 물었지만 안 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결국 백지연은 해당 광고를 포기했다. 그는 “제가 그래서 아파트 한 채를 날렸다. 가끔 꿈에 나온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청중을 향해 백지연은 “덥석 잡고 싶은데 찜찜할 때 있지 않나, 그럴 땐 내가 설정해 놓은 모습과 안 맞으면 안 하면 된다”라며 “그런 결정을 한 스스로에게 자긍심이 생긴다”고 덧붙였다.
백지연은 1987년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재학 중 MBC 아나운서 공채에 합격, 1988년 5월 최연소이자 사상 첫 뉴스데스크 여자 앵커가 됐다. 이후 파업, 1년간의 유학을 제외하고 1996년 8월까지 뉴스데스크를 진행함으로써 장수 뉴스데스크 여자 앵커라는 기록을 갖게 있다.
이날 백지연은 이날 자신의 최초·최연소·최장수 앵커 기록과 관련해 “내가 60살이 될 때까지 기록이 안 깨질 줄 몰랐다”면서 “이 기록이 안 깨지면서 ‘나 잘했구나’라고 인정하고 얘기해도 되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 기록은 피눈물 나는 노력과 인고한 세월의 보상이자 60살이 내게 준 세월의 긍지, 훈장, 자유”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