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총리 '부정선거 논란' 조지아행…EU "대표성 없어"

유럽연합(EU) 하반기 순회의장국인 헝가리의 오르반 빅토르 총리가 '부정선거' 논란이 일고 있는 조지아를 방문하는 계획이 알려지면서 EU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28일(현지시간) 스페인 공영라디오 RNE에서 "오르반이 조지아 방문 중 무슨 얘기를 하든, 그는 EU를 대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 EU 제공

이어 "EU 순회 의장국은 외교정책에 관한 권한이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EU 외교수장 격인 그의 이같은 언급은 EU가 조지아의 총선 결과를 두고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상황에서 하반기 의장국인 헝가리가 '엇박자'를 내자 강한 불쾌감을 드러낸 셈이다.

조지아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26일 치러진 총선에서 친러시아 성향의 집권당 '조지아의 꿈'이 과반인 54%의 득표율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역시 러시아에 우호적인 오르반 총리는 총선 당일 오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조지아의 꿈'의 압도적 총선 승리를 축하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가 집권당의 총선 승리를 축하하기 위해 이날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조지아를 방문할 예정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조지아 총선 결과를 두고 국제 선거감시 단체가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고 미국은 물론 EU도 신속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크렘린궁은 28일 러시아가 조지아 선거에 개입했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오르반 총리는 지난 7월 헝가리가 EU 하반기 의장국을 맡은 직후에도 '평화임무'를 자임하며 러시아와 중국을 잇달아 방문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EU 노선과 다른 주장을 펼쳐 논란을 빚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