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에 잠을 잘 못 자면 50대 후반에 뇌 노화의 징후가 증가하고, 수면의 질이 특히 나쁜 사람의 경우 뇌 노화가 3년 가까이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신경학 전문지 뉴롤로지 어드바이저(Neurology Advisor)는 28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프란시스코 캠퍼스(UCSF)의 클레망스 카빌레(Clémence Cavaillès) 박사의 연구 결과를 소개하며 이같이 보도했다.
연구팀은 평균 연령 40세 성인 589명을 대상으로 수면과 뇌 건강의 연관성을 조사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연구를 시작할 때와 시작 5년 후 각각 수면의 질과 관련한 여섯 가지 특성을 묻는 설문지에 답했다.
연구자들은 참가자별로 짧은 수면시간, 나쁜 수면의 질, 잠들기 어려움, 수면 유지 어려움, 이른 아침 깨는 것, 낮에 졸게 됨 등 6가지 나쁜 수면 특성 중 해당되는 사항을 기록했다.
설문조사의 나쁜 수면 특성 답변 개수에 따라 실험 참가자들을 △나쁜 수면 특성이 0~1개 있는 사람(하위 그룹) △2~3개 있는 사람(중간 그룹) △4개 이상 있는 사람(상위 그룹)으로 나눴다.
연구 시작 시 약 70%가 하위 그룹, 22%가 중간 그룹, 8%가 상위 그룹으로 분류됐다.
연구 시작 15년 후에는 참가자들의 뇌를 스캔했다. 이전 테이터와 설문지를 비교하고 나이와 성별, 고혈압, 당뇨병 및 기타 요인을 고려해 뇌 나이를 계산했다.
그 결과 나쁜 수면 특성 답변 개수가 중간인 그룹의 뇌가 하위 그룹의 뇌보다 평균 1.6년 더 늙은 것을 확인했다. 상위 그룹의 뇌 나이는 평균 2.6년 더 많았다.
6가지 수면 습관 중 나쁜 수면의 질, 잠들기 어려움, 수면 유지의 어려움, 이른 아침에 일찍 깨는 것은 모두 뇌 노화와 관련이 있었다. 특히 이 같은 문제를 5년 이상 경험했을 때 뇌가 더 빨리 늙는 경향을 보였다.
클레망스 카빌레(Clémence Cavaillès) 박사는 “이전 연구를 보면 수면 문제는 나중에 인지 및 기억력 저하와 연관되어 있으며, 이로 인해 치매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된다”며 “뇌를 정밀 검사해 뇌 연령을 평가한 우리의 연구는 중년 초부터 수면의 질이 나쁘면 약 3년 먼저 뇌가 노화하는 것과 연관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공동 저자인 UCSF 의과대학의 신경정신과 전문의 크리스틴 야폐(Kristine Yaffe) 박사는 “이 연구는 중년 초부터 수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뇌 건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며 “규칙적인 수면 일정 유지, 취침 전 카페인과 알코올 피하기, 이완 기술 사용 등이 뇌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수면은 신진대사, 주요 장기 기능 유지, 스트레스 해소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성인 기준 하루 7~8시간이 권장된다.
잠을 충분히 자지 않으면 우리 몸이 에너지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등 내분비 장애를 일으켜 신진대사가 저하된다. 이는 결국 비만과 심장질환, 신경 퇴행성 질환 및 우울증 위험도를 높이는 결과를 초래한다.
해당 연구는 미국신경학회 학술지 ‘신경학(Neurology)’에 23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