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 또는 자신의 외도 문제로 언쟁을 벌이다 아내를 폭행한 남편들이 모두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 형사4단독(판사 강지엽)은 특수상해 혐의로 기소된 A씨(41)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40시간의 가정폭력 치료 강의 수강도 함께 명령했다.
A씨는 지난 5월 경기 남양주시에 위치한 자신의 주거지에서 소주병과 가위를 들고 아내를 폭행한 혐의를 받아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아내의 외도 사실을 알고 말다툼을 주고받던 중 “다 죽자”며 손으로 얼굴 부위와 팔 등을 약 50회가량 때린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상해 정도가 가볍지는 않으나 처벌을 원치 않고 있다”며 “피고인의 범행 경위에 다소나마 참작할만한 사정이 있어 보이는 점,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등을 종합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같은날 열린 재판에서 A씨와는 반대로 자신의 외도 사실을 들키자 아내를 의자로 폭행한 남편 B씨(74)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그는 특수상해 혐의가 인정돼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B씨는 지난 6월 경기 남양주시에 위치한 자신의 외도 사실을 들켜 아내와 언쟁을 벌이던 중이었다. 이후 아내가 외도 사실을 자녀에게 알리려고 하자 화장대 의자로 머리를 내리친 것이다. 해당 사건으로 피해자는 약 2주 간 병원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다
재판부는 “위험한 물건으로 피해자를 폭행해 상해를 입힌 책임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피고인에게 벌금형을 초과하는 처벌이 없는 점과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는 점, 자녀들이 오랜 기간 가정에 헌신해왔다며 피고인의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