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한국경제가 성장하려면 비(非)반도체 부문의 수출 회복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경제 전문가들이 진단했다. 또 가계부채 위험이 여전한 상황에서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를 위해서는 정부의 일관된 정책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내년 한국경제를 조망하는 신간 ‘2025 한국경제 대전망’의 저자 중 한 명인 이동진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부교수는 29일 서울 중구 한 음식점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세계 교역은 내년에 3% 중반대까지 신장이 예상돼 대외 여건은 나쁘지 않은데 우리 반도체 수출은 올해 생각보다 빨리 꺾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2016∼2017년에는 데이터 저장장치 수요가 증가했는데 이번에는 인공지능(AI)이 반도체 사이클을 이끌어 우리 기업이 상대적으로 혜택을 크게 받지 못하고 있다”며 “비반도체 수출이 회복되지 않으면 수출 쪽에서 안정적인 성적을 내는 것은 힘들다”고 말했다.
기준금리에 대해서는 인하 필요성은 있지만 가계부채 위험이 상존한다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내년에는 한국은행의 금리정책도 중요하나 정부의 정책과 대출 규제가 일관성 있게 유지되는 게 중요하다”며 “정부의 거시건전성 규제가 부동산 가격에 따라 오락가락하면 금리인하가 늦춰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 책의 또 다른 대표 편저자인 이근 서울대 경제학부 석좌교수 겸 비교경제연구센터장은 미국 대선이 경제에 미칠 영향에 관해 “어떤 경우이든 한국은 동분서주 바빠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2025 한국경제 대전망’은 경제 전문가 33명이 내다본 내년 한국경제 시나리오를 담았다. 책은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과 비슷한 2%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