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론조사에서는 초박빙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정작 미국 시장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을 더 높게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리라고 보고 그의 경기부양책과 관련된 투자를 하는 ‘트럼프 트레이드’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여론조사의 신뢰성에 대해서는 이번 대선에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데, 시장이 대선 예측과 관련해 더 기민한 대응을 하고 있는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블룸버그 팟캐스트 더 빅테이크는 28일(현지시간) 최근 자사 여론조사를 포함한 대부분의 주요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지만 월가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할 것이라는 확신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확신은 ‘트럼프 트레이드’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현재 초박빙을 보이는 여론조사는 신뢰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간 초박빙 대결이 계속되고 있다곤 하지만 실제로는 승부가 나뉘고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리 엔텐 CNN 정치 데이터 전문 기자는 최근 방송에서 역사적으로 볼 때 실제 경합주에서의 선거 결과는 나뉘기보다는 한 후보가 우세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전국 여론조사에서 박빙이더라도 결국 승부가 한쪽으로 치우치게 되는 셈이 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처음 출마했던 2016년에도 전국 결과에서는 여론조사대로 민주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앞섰으나 경합주 선거 예측이 틀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를 예상하지 못했다. 2020년의 경우 예측대로 조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승리하기는 했으나 격차는 당초 예상보다 크게 줄었다. 미국 여론조사협회는 사후 보고서에서 대선 직전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3.9%포인트 과대 평가됐다고 밝혔다.
다만, 개별 여론조사와 달리 여론조사 평균은 추세를 살펴보는 데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 선거분석사이트 583이 이날 발표한 전국 여론조사 평균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48.1%로 트럼프 전 대통령(46.6%)보다 근소하게 앞서갔다. 하지만, 7개 경합주 조사에선 해리스 부통령이 0.2%포인트 앞선 위스콘신을 제외한 네바다(+0.2%포인트), 펜실베이니아(+0.3%포인트), 미시간(+0.4%포인트), 노스캐롤라이나(+1.3%포인트), 조지아(+1.5%포인트), 애리조나(+1.8%포인트) 등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모두 앞서가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경합주 미시간 앤아버에서 유세하고, 미시간 새기노 소재 헴록반도체 공장을 둘러본 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반도체과학법 폐기 주장을 비판했다. 아랍계가 많은 앤아버 유세에 참석한 친팔레스타인 시위대를 향해선 “우리 모두 이 전쟁을 가능한 한 빨리 끝내고 인질들을 구하기를 바라고 있다. 그리고 난 그렇게 하기 위해 내 권한에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남부 경합주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유세하고 “카멀라와 그녀의 대선 캠프의 가장 새로운 주장은 그녀에게 투표하지 않는 모든 사람은 나치라는 것”이라며 “아버지는 늘 나치나 히틀러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말라고 가르쳤다. 난 나치가 아니다. 난 나치의 반대”라고 주장했다. 막말, 욕설, 비속어 사용으로 비판받고 있는 그는 이와 관련해선 “내가 말하는 어떤 것을 강조하기 위해 강한 욕설이 아니라 부드러운 욕설(soft foul)을 사용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