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에 대한 탄핵 여부가 다음 달 10일 결정된다. 향후 꾸려질 비상대책위원회에 전공의와 의대생이 참여해 의정 대화를 함께 풀어나가야 한다는 내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9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협 대의원회 운영위원회는 이날 16개 시도 의사회 회장 등이 참석하는 회의를 열고, 다음 달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임시 대의원 총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총회 안건은 ‘회장 불신임의 건’과 ‘정부의 의료 농단 저지 및 의료 정상화를 위한 협회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의 건’으로 총 2건이다. 임시 대의원 총회에서는 전체 대의원 246명 중 3분의 2 이상이 출석한 가운데 과반수가 찬성하면 회장 불신임안이 가결된다. 의협 산하 단체이자 전국 의대 교수들로 구성된 대한의학회 관계자는 “현재 임 회장에 대한 불신임안이 가결될 가능성이 높은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임 회장이 취임 반년 만에 탄핵 위기에 직면한 배경으로는 막말 논란, 전공의 대표와의 갈등 등이 꼽힌다. 임 회장은 17일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표현했다가 여론의 비난에 사과했다.
의료계에선 의협 회장이 전공의단체 대표와 갈등을 봉합하지 못하는 데 대한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의료계의 한 관계자는 의협 내 사직 전공의를 통해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하려던 정황을 언급하며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키를 쥐고 있는데 어용을 만들려다가 큰 타격을 입은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어 “새 비대위가 꾸려지면 당연히 의정 갈등의 당사자인 전공의가 함께하는 방향이 맞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회장을 포함한 의협 집행부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권용진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교수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의협은 지난 십수년간 정치적으로 지지해 줄 정치 세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정치적 고립’을 자초했다”며 “집행부는 모두 사퇴하고 비대위로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