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학폭' 성남시의원, 중학교 학부모운영위원장 '자격상실'

경기 성남시의 '시의원 자녀' 학폭 논란을 빚은 한 초등학교 앞 모습. 뉴스1

 

학교폭력에 가담한 둘째 자녀로 인해 사퇴 촉구를 받는 경기 성남시의회 A 의원이 첫째 자녀가 재학 중인 중학교에서 맡고 있던 운영위원장직에서 물러났다.

 

29일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A의원은 이번 학교폭력 사안에 연루된 자녀가 아닌 중학생 자녀가 다니는 B 중학교 학부모 운영위원장을 맡아왔으나 최근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사임 의사를 밝혔다.

 

이와 관련 B 중학교 학부모운영위원회(학운위)는 이날 오후 회의를 열고 A의원에 대해 ‘자격상실’ 처분을 내렸다. '자격상실'은 사임보다 수위가 높은 사실상 해임(외부에 의해 물러남)에 해당한다.

 

A의원은 학운위가 열리기 전부터 운영위원장에서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학운위에 A 의원은 참석하지 않았다.

 

앞서 지난 7월 성남시 분당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올해 4~6월까지 6학년 학생 4명이 한 학생을 상대로 공원에서 과자와 모래를 섞어 먹이고 게임 벌칙을 수행하겠다며 몸을 짓누르는 등의 폭력을 저질렀다는 신고가 경기도 교육청에 접수됐다.

 

해당 학교에 조사를 나선 교육 당국은 학교 폭력 사실을 확인한 뒤 최근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를 열고 가해 학생 중 2명에게 서면사과와 학급교체 조치를 취했다. 가담 정도가 덜한 1명에게는 서면사과와 학교봉사 4시간, 남은 한 명에게는 서면사과 조치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성남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협의회는 성남교육지원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출직 공직자로서 책임 있는 거취를 표명하라”며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이 사건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자 A의원은 지난 17일 입장문을 통해 “부모 된 도리로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책임이 크다"며 "피해를 본 학생과 가족들께, 시민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지난 21일에는 탈당했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지난 22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해당 사안과 관련해 "엄격한 감사를 통해서 시정 조처하겠다”고 밝혔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역 주민들과 온라인 맘카페 회원들은 A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며 지난 23일 해당 초등학교 앞, 28일 성남시의회 앞에서 근조화환 시위를 벌였고, 이어 이날도 B 중학교 앞에서 피켓시위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