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서울 신혼부부에게 결혼 준비·살림비 명목으로 최대 100만원이 지원된다. 육아용품을 반값에 살 수 있는 쇼핑몰을 오픈하고, 신혼부부를 위한 장기전세주택 공급도 확대한다. 중소기업이 직원들의 일·가정 양립을 보장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제도도 시행한다.
서울시는 국가적 과제인 저출생이 최근 반등 기미를 보이자 그 흐름을 살리기 위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탄생응원 서울 프로젝트’ 시즌2를 추진한다고 29일 밝혔다. 시가 올해 2월부터 시행 중인 탄생응원 서울 프로젝트는 2022년 오세훈 서울시장이 발표한 ‘엄마아빠 행복 프로젝트’의 확장판 개념이다. 기존 대상이었던 양육 가정뿐 아니라 청년·신혼부부·난임부부 등 예비 양육자까지 포함한 것이 핵심이다. 시는 내년부터 2026년까지 6조7000억원을 투입한다. 지난 2년 동안 해당 프로젝트 시즌1에 쓴 3조6000억원의 2배가량이다.
기존 탄생응원 서울 프로젝트는 2개 분야(탄생응원, 육아응원) 52개 사업으로 구성됐는데, 시즌2에선 3개 분야(돌봄·주거, 양육친화·일생활균형, 만남·출산) 87개 사업으로 확대한다. 이를 통해 양육자와 예비 양육자의 삶을 바꾸는 ‘일상혁명’을 이끌어낸다는 구상이다.
시는 우선 신혼부부와 양육 가정을 위한 ‘서울형 저출생 주거대책’을 추진한다. 안정적 주거가 출산을 결심하는 데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판단에서다. 무주택 세대원으로 구성된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장기전세주택Ⅱ ‘미리 내 집’을 내년 3500호, 2026년부터는 연 4000호씩 공급할 계획이다. 올해는 1000호를 공급한다. 내년 1월부터 아이가 태어난 무주택 가구에는 월 30만원씩 2년간 총 720만원의 주거비도 지원한다. 내년엔 1380가구를, 2026년에는 4140가구를 각각 지원한다. 내년 1월1일부터 출산한 가구 중 신청일 기준 신청자가 무주택자이고 공공임대주택 미거주자이며, 전세보증금 3억원 또는 월세 130만원 이하(주택면적 전용 85㎡ 이하)인 경우가 대상이다.
내년부터 신혼부부의 이른바 ‘스드메’(사진 촬영 스튜디오·웨딩드레스 예약·신부 메이크업) 등 결혼 준비와 혼인 살림 장만에 쓸 수 있도록 최대 100만원을 지원한다. 내년 1월1일 이후 혼인신고를 한 1년 내 신혼부부(중위소득 150% 이하 가구)가 대상이며, 내년엔 2만 가구 이상을 지원할 예정이다. 기저귀, 분유, 젖병 같은 필수 육아용품을 최대 반값에 살 수 있는 ‘탄생응원몰’도 내년 3월 문을 연다.
서울형 키즈카페를 모든 동에 1곳씩, 2026년까지 400곳을 조성한다. 영유아와 초등학생 자녀의 돌봄 공백을 해소하고자 1시간 단위로 맡길 수 있는 ‘서울형 시간제 전문 어린이집’과 초등학생의 등교를 책임질 ‘서울형 아침돌봄 키움센터’를 25개 전 자치구로 확대한다.
전국 최초로 1인 자영업자와 프리랜서 출산·휴가급여 지원도 내년부터 시작한다. 1인 자영업자와 프리랜서 본인 또는 배우자 출산 시 출산휴가를 갈 수 있도록 80만원을 지원한다. 임산부 본인에겐 90만원의 출산급여를 준다. ‘중소기업 워라밸 포인트제’ 도입도 추진 중이다. 중소기업이 자체적으로 출산·양육 장려와 일·생활 균형을 위한 제도를 시행할 경우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제도다. 이 밖에 소상공인을 위한 육아휴직자 대체인력 지원, 민간 아이돌봄서비스 연계, 휴업손실 지원으로 구성된 일명 ‘3종 세트’도 이달부터 시행 중이다.
시는 아울러 서울연구원을 통해 ‘양육행복지원정책 성과 평가’를 매년 실시하고 평가 결과를 반영해 탄생응원 서울 프로젝트를 개선해나갈 방침이다. 오 시장은 “저출생 문제는 한두 가지 대책만으로 반전을 이루기 어렵다”며 “어렵게 살려낸 출생아 증가라는 희망의 불씨를 더 큰 불꽃으로 살리고자 탄생응원 서울 프로젝트 시즌2를 통해 그간 출산을 가로막았던 각종 요인을 바꿔나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