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병으로 별세한 인도 타타그룹 명예회장 라탄 타타가 자신의 반려견에게 1600억원이 넘는 유산을 물려준 것으로 전해졌다.
27일(현지시간) 영국 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타타 회장의 유언장에는 그의 유산 9100만 파운드(약 1631억)의 상당부분이 반려견인 저먼 셰퍼드 ‘티토’에게 남긴다는 내용이 담겼다.
타타는 티토뿐만 아니라 티토를 돌볼 요리사 라잔 쇼, 수십년을 함께한 집사 코나르 수비아에게도 유산을 남겼다. 비서와 요리사의 상속 조건은 티토에게 제한 없는 보살핌을 제공하는 것이다.
티토는 타타가 이전에 기르던 반려견이 죽자 5~6년 전에 입양했다.
타타 회장의 절친한 친구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타타 회장을 잘 아는 사람이라면 그가 이런 선택을 했다는 것이 놀랍지 않을 것이다. 이 유언장은 애완동물과 가까운 보좌관 2명이 그에게 준 기쁨과 보살핌에 대한 감사의 표시”라고 밝혔다.
1937년생인 타타 회장은 그룹 창업자인 잠셋지 타타의 증손자로 태어났다. 미국 코넬대에서 건축학을,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을 공부했다.
타타는 자동차와 통신, 금융 등 100여 개의 계열사를 두고 있다. 전체 직원 수는 75만 명에 이른다.
타타 회장은 1991년부터 타타를 이끌며 2004년에는 옛 대우자동차 상용차(트럭) 사업 부문(현 타타대우상용차)을, 2007~2008년에는 영국 재규어-랜드로버를 각각 인수한 바 있다. 타타의 지난 1분기 말 기준 매출액만 1650억 달러(약 228조원)에 이른다.
타타 회장은 독신으로 지내며 소박한 삶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2년 은퇴할 때는 회장직을 집안사람이 아닌 지주사 타타 선즈의 2대 주주인 미니트리 그룹의 사이러스 미니트리에게 물려주기도 했다.
한편 그의 사망 소식과 유언 내용이 전해지자, 추모가 이어졌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라탄 타타는 비전을 가진 사업가이자 자상한 영혼 그리고 뛰어난 인간이었다. 그의 죽음이 고통스럽다”고 적었다.
선다 피차이 구글 CEO는 “라탄 타타는 인도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데 큰 관심이 있었다”며 “그는 인도에서 현대적 비즈니스 리더십을 개발하고 멘토링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