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량이 늘면 치매 위험이 낮아지고 반대로 지방량이 늘면 치매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젊을 때부터 미리 근육량을 늘리고 지방량을 줄이는 것이 치매 예방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대병원은 김성민 융합의학과 연구교수와 박상민 가정의학과 교수팀은 약 1322만명의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해 성별과 연령에 따른 체성분 변화가 치매 발생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이런 내용을 확인했다고 30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2009~2010년 1차 검진과 2011~2012년 2차 검진을 받은 치매 병력이 없는 성인 1321만 520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기존에 검증된 예측 방정식을 사용해 제지방량(pLBMI), 사지근육량(pASMI), 체지방량(pBFMI)을 추정했다. 각 지표는 체중에서 지방을 제외한 체성분, 팔과 다리의 근육량, 신체 지방량 등을 나타낸다.
이후 두 차례의 건강검진 데이터를 비교해 지표 변화를 측정하고 콕스(Cox) 비례 위험 회귀 분석을 통해 근육량과 지방량 변화가 치매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8년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체내 근육량이 증가할수록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치매 발생 위험이 크게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제지방량이 1㎏/㎡ 증가할 때 남성의 치매 위험은 15%, 여성은 31% 각각 감소했다.
사지 근육량이 1㎏/㎡ 증가하면 남성의 치매 위험은 30%, 여성은 41% 줄었다.
반면, 체지방이 늘어나면 치매 위험이 상승했다. 체지방이 1㎏/㎡ 증가할 때 치매 위험은 남성에게서 19%, 여성에게서 53% 각각 높아졌다.
이러한 경향은 나이나 성별, 기존 체중, 체중 변화 정도와 관계없이 모든 사람에게서 일관되게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연구팀은 이른 나이부터 근육량을 늘리고 체지방을 줄이는 등 체성분을 관리하는 것이 노년기 치매 위험을 낮추는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는 근육량 증가와 지방량 감소가 치매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명확히 보여줬다”며 “단순히 체중 변화만 고려하기보다 체성분을 관리하는 게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김 연구교수는 “이번 연구는 장기적인 치매 예방을 위해 젊은 시기부터 체성분을 관리하는 것의 중요성을 구체적으로 밝힌 대규모 연구”라며 “젊은 때부터 근육량을 늘리고 지방량을 줄이는 관리가 노년기 치매 위험을 낮추는 데 중요한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신경과학회의 ‘임상 및 중개신경학회지’(Annals of Clinical and Translational Neur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