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윤이나(21·하이트진로·사진)에게 미국 무대 도전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오구 플레이 징계 감경 후 “한국 골프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한 윤이나의 해외 진출에 찬반은 엇갈린다.
도의적인 책임을 지지 않았다는 시선과 부정행위자라는 꼬리표 때문에 반대 의견이 나온다. 반면 실력이 있는 어린 선수가 해외로 나가는 건 당연하고, 이를 통해 한국 여자골프는 발전할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윤이나는 다음 달 8일 춘천 라비에벨 컨트리클럽(파72)에서 총상금 10억원을 걸고 열리는 시즌 마지막 대회를 끝으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진출에 도전한다. 윤이나는 12월6일부터 10일까지 5일간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의 매그놀리아 그로브 골프클럽에서 진행되는 LPGA 투어 퀄리파잉(Q) 시리즈에 신청서를 낸 상태다. 여기서 상위 20위에 들면 LPGA 출전을 위한 풀시드권을 받게 된다. 자격정지 족쇄가 풀린 지 8개월 만이다.
윤이나는 2022년 오구 플레이 늑장 신고로 대한골프협회(KGA)와 KLPGA로부터 자격정지 3년 중징계를 받았다. 이 기간 윤이나는 미국 마이너투어 대회에 나서 상금을 모두 기부했고, 사회봉사활동도 성실하게 수행했다. 또 구제를 위한 팬들의 탄원서까지 쏟아지면서 KLPGA는 지난 1월 고심 끝에 윤이나의 징계를 1년6개월로 줄여줬다.
윤이나는 4월 KLPGA 투어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에 출전했고, 올 시즌 24차례 대회에서 14차례나 톱10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올 시즌 KLPGA에서 가장 적은 평균 70타를 앞세워 상금과 대상포인트 랭킹 1위에 올라 있다.
윤이나의 징계를 줄여준 것은 물론 해외무대 진출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절차에 따라 징계가 풀린 우수한 선수를 잡아둘 수만도 없는 노릇이다. 골프계 관계자는 “LPGA에 진출해 성적을 내는 것도 한국 골프 발전을 위한 일”이라며 “어린 선수에게 주홍글씨를 씌워 가둬 둘 수만은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