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호쿠전력이 지난 2011년 3월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의 피해 지역인 후쿠시마현 인근 미야기현의 오나가와(女川) 원자력발전소 2호기를 13년 만에 재가동했다.
교도통신과 NHK 등 일본 언론들은 동일본 대지진 피해 지역에 위치한 원전이 재가동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30일 이같이 보도했다.
도호쿠전력은 전날 오후 7시쯤 오나가와 원전 2호기에서 핵분열 반응을 억제하는 제어봉을 뽑는 작업을 시작해 원자로를 가동했다. 이르면 내달 7일 발전을 재개해 12월 중 상업 운전을 시작할 예정이다.
오나가와 원전은 동일본 대지진 때 폭발 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북쪽으로 170km가량 떨어진 곳에 있다. 당시 최고 높이 13ｍ에 이르는 쓰나미가 덮쳐 2호기 원자로 건물 지하가 침수되기도 했다. 다만 후쿠시마 원전과 달리 가동이 자동 정지돼 폭발 및 방사성 물질 유출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도호쿠전력은 지난 2013년 5월 오나가와 원전 재가동을 위해 안전 대책을 마련하는 공사를 진행했고, 원자력규제위원회가 2020년 2월 재가동을 허가했다. 올해 5월에는 최고 높이 23.1ｍ 쓰나미에 대비하기 위해 건설한 800ｍ 길이 방조제가 완공됐다.
오나가와 원전 주변 지역에서는 안전성에 대해 여전히 의문을 나타내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폭발 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과 동일한 비등수형(BWR) 경수로 원전이기 때문이다.
마이니치신문은 오나가와 원전이 반도 지형에 있어 원전 사고와 자연 재해가 동시에 발생하면 주민이 피난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지자체가 우려한다고 전했다.
일본에서는 동일본 대지진 이전 원자로 54기가 가동됐으나,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로 한때 모든 원전의 가동이 중지됐다.
이후 2015년 규슈 가고시마현 센다이 원전을 재가동하며 ‘원전 국가’로 회귀했다. 오나가와 원전 2호기를 포함하면 재가동 원자로는 모두 13기가 된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원자력은 재생에너지와 함께 탈탄소를 위해 중요하다"”며 “안전성 확보를 대전제로 최대한 활용을 추진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쿄전력은 이날 후쿠시마 제1원전 2호기에서 진행하는 핵연료 잔해 꺼내기 작업을 위해 원전 격납용기에 넣은 장치가 잔해 파편을 집었다고 발표했다.
도쿄전력은 지난 8월 핵연료 잔해 꺼내기 작업을 시작하려다 문제가 생겨 중단했고 지난달 재시도에 들어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