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보기로 했는데…” 재활용품 수거 차량에 숨진 초등생 유족 오열

“주말에 뮤지컬을 보기로 했었는데···.”

 

재활용품 수거 차량에 치여 숨진 A양의 빈소가 차려진 31일 광주 서구 한 장례식장 빈소 입구에는 A양이 다녔던 초등학교부터 곳곳에서 보낸 근조화환과 오열하는 유족들의 울음소리로 가득 찼다.

 

광주 아파트 초등생 사망사고 현장. 채널A 방송화면 캡처

눈물을 거두다가도 믿기지 않는다는 듯 충격이 가시지 않은 얼굴로 하염없이 A양의 영정을 바라보기만 했다.

 

A양은 전날 오전 1시 20분쯤 광주 북구 신용동 한 아파트 단지를 걷던 중 후진하는 재활용품 수거 차량에 치여 숨졌다. 사고 당시 차량에는 운전자 1명만 탑승하고 있었으며, 후진 차량에서는 경보음이 울리지 않았고 비상등이 켜지지 않았다.

 

영정 속 A양은 오른손으로 수줍게 브이를 하며 애교를 부리는 모습이었다.

 

부모님 속도 썩인 적 없이 심성이 착한 아이였기에 유족들은 사진을 보면 볼수록 터져 나오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전날 오후 1시쯤 학교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A양은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집에 곧 도착한다고 이야기했다.

 

이 세상에서 모녀의 마지막 인사가 돼 버릴 줄 상상도 하지 못한 비극이 곧바로 초래됐다.

 

광주 아파트 초등생 사망사고 현장. 연합뉴스

A양은 엄마와 통화 후 30여분이 지나도 집에 돌아오지 않고, 엄마가 심지어 몇 번이고 전화를 걸어도 A양은 받지 못했다.

 

엄마는 A양을 찾으러 집 밖을 나섰고 몇 분도 채 되지 않아 재활용품 수거 차량 밑에서 A양의 신발과 책가방을 발견했다.

 

차량에 치였다는 소식을 듣고 딸의 얼굴이라도 확인하고 싶었지만,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원들이 만류할 정도로 처참한 사고였다.

 

A양의 이모 김민정 씨는 “늦둥이라 정말 애교가 많은 아이였다”며 “춤을 좋아해서 주말에 엄마랑 뮤지컬을 보러 간다고 엄청나게 기대했었는데 그 착한 아이가 이렇게 될 줄 누가 알았겠냐”며 연신 흐르는 눈물을 닦아냈다.

 

유족들은 “안전 수칙만 지켰더라도 일어나지 않았을 사고”라며 울분을 토해내기도 했다.

 

A양의 작은아버지 김성훈 씨는 “인도에서 경보 하나 없이 심지어 혼자 그 큰 차량을 몰면서 뒤에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조차 하지 않은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찰은 운전자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입건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