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파병으로 국제사회의 여론을 들끓게 만든 북한이 미국 대선을 목전에 둔 31일 동해상에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자 외신도 이를 긴급 뉴스로 타전했다.
특히 외신은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탄도미사일의 비행시간이 역대 최장이며 고도도 역대 최고를 기록한 사실에 주목하면서 북한이 미국의 최대 정치 이벤트인 대선을 앞두고 존재감 과시에 나섰다고 전했다.
이날 로이터, 교도 통신 등 외신들은 북한의 ICBM 발사 직후 잇달아 한국과 일본 당국의 발표를 인용하며 이를 신속히 보도했다.
특히 북한이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군사를 파병하면서 국제 사회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와중에 도발이 이뤄진 것에 주목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를 두고 주목받고 있는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면서 이번 발사가 "한국과 미국이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비판한 직후에" 이뤄졌다고 짚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발사 소식을 전하면서 "북한은 전통적으로 미국의 핵심 정치 이벤트나 명절 전후에 무기 실험이나 도발을 수행해왔다"면서 이는 "미국 정부의 관심을 끌려는 행동"이라고 해석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이번 발사가 미국 대선을 일주일도 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 이뤄진 사실에 주목했으며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도 북한이 무기 개발 속도를 높이도록 촉진했다고 짚었다.
북한의 이번 ICBM 발사가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WSJ은 "만약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한다면 이번 미국 대선 결과는 북한 정권에 대한 미국 정부의 정책을 새로운 형태로 만들 수 있다"면서 미국 대선 결과가 북한 김정은 정권에 갖는 의미에 주목했다.
미 싱크탱크 우드로윌슨센터의 이성윤 연구원은 WSJ에 북한의 이번 ICBM 발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이 김 위원장과 같은 독재자들을 길들이는 데 적합한 후보라는 주장을 하는 것을 도울 수 있다면서 "10개월 만에 처음 이뤄진 ICBM 발사는 한때 (김정은의) 펜팔이었던 후보를 도울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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