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에 출시된 비만 치료제 ‘위고비’가 무릎 관절염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심혈관 질환, 알츠하이머에 이어 관절염에서도 효능을 인정받은 것이다. 하지만 미국에서 장기간 투약한 70대 환자가 용량을 늘렸다가 췌장염 부작용으로 사망한 사례가 보고돼 무분별한 투약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덴마크 코펜하겐대, 오슬로대 등 공동연구팀은 위고비, 오젬픽 등의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가 관절염을 치료했다는 연구 결과를 30일(현지 시간) 세계 최고 권위의 의학저널인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에 발표했다.
위고비 같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비만 치료제가 관절염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 첫 연구다.
연구팀은 전 세계 11개국에서 약 400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관절염 환자들의 평균 연령이 56세였다. 이들을 세마글루타이드 투약군과 위약 투약군으로 나눠 68주간 각각 매일 복용시켰다. 이 시험에 참가한 사람들은 모두 비만이었고 관절염으로 인한 무릎 통증 척도가 100점 만점에 평균 70.9점에 달했다. 걷는 것만으로도 큰 고통을 받는 정도의 수준이다.
68주 복용 뒤 통증 척도는 대폭 떨어졌다.
세마글루타이드 투약군은 무려 약 42점이 떨어졌다. 위약 투약군은 28점만 낮아졌다. 세마글루타이드 투약군이 위약군에 비해 통증이 약 1.5배 더 줄어든 셈이다.
연구팀은 “위고비 투약으로 인한 체중 감량과 위고비의 항염 효과가 합쳐져 통증을 크게 완화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등도~중증 통증을 동반한 환자에는 주 1회 주사하는 세마글루타이드가 위약에 비해 체중과 무릎 골관절염 관련 통증을 유의하게 감소시켰다”고 결론 내렸다.
관절염은 관절 주변의 연골이 파괴될 때 발생한다. 주 원인으로 비만이 꼽힌다. 체중 1kg이 늘 때마다 무릎에 최대 7kg의 압력이 가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