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줄·입마개 없는 진돗개에 60대 여성 물려…견주는 적반하장 [사건수첩]

강원도 홍천 사과농장을 방문한 60대 여성이 농장에서 키우던 진돗개에게 물려 다쳤다. 농장주는 진돗개 목줄·입마개를 소홀히 관리한 과실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형사2단독 김택성 부장판사는 과실치상 혐의로 A(49)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고 1일 밝혔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진돗개. 게티이미지뱅크

A씨는 강원도 홍천에서 사과농장을 운영하며 진돗개를 키우는 사람이다.

 

지난해 10월 9일 오후 4시 10분 해당 사과농장에 B(68)씨가 손님으로 방문했다. 농장을 돌아다니는 진돗개를 발견하고 위협을 느낀 B씨는 A씨에게 위험성을 알렸다.

 

그럼에도 A씨는 손님들이 출입하는 출입구 바로 옆 계단 손잡이에 진돗개를 묶어 놓았을 뿐 추가적인 안전조치는 하지 않았다.

 

결국 사과를 구매하고 밖으로 나가던 B씨는 출입구 앞에서 진돗개에게 허벅지와 엉덩이 부분을 물렸다. 이로 인해 B씨는 다발성 열린 상처 등 22일간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다.

 

당시 진돗개의 목줄은 풀려있는 상태였다.

 

개를 키우는 사람은 개의 목줄이 풀리지 않게 묶고 입마개를 씌우거나 우리에 가두는 등 안전조치를 취해 물림 사고를 예방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A씨는 지키지 않은 것이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상해 정도가 가볍지 않고 이 사건으로 피해자는 상당한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럼에도 피고인은 이 사건 수사·공판 과정에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피해자의 탓으로 돌리며 피해회복을 위한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에게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피고인에게 발령된 약식명령보다 더 중한 벌금형을 선고하고 피고인에게 소송비용 부담을 명령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