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보면서 운전 ‘쌩쌩’...일가족 2명 ‘쾅’ 들이받아 숨지게 한 20대

춘천지방법원. 뉴시스

 

유튜브 영상을 틀어놓은 채 과속 운전을 하다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일가족 2명을 들이받아 숨지게 한 20대 공무원이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형사1부(부장판사 심현근)은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기소된 20대 중반 A씨의 항소심 재판에서 원심과 같은 금고 10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15일 오후 6시12분쯤 강원 횡성군에 위치한 교차로에서 자신의 승용차를 몰던 중 횡단보도를 건너던 B씨(86)와 그의 며느리 C씨(59)를 들이받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고가 난 도로는 제한속도 시속 60km였다. B씨는 시속 87.5km로 과속해서 주행하다가 피해자들과 부딪혔다. 해당 사고로 B씨는 그 자리에서 C씨는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치료 중 끝내 목숨을 잃었다.

 

피해자들은 귀가하던 중 변을 당했으며 A씨는 음주는 하지 않았던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그는 게임 관련 유튜브 영상을 재생한 채 차량을 주행했다.

 

재판부에 제출된 블랙박스 영상 확인 결과 A씨는 사고 발생 6초 전부터 횡단보도를 천천히 건너고 있던 피해자들을 충분히 발견할 수 있었다. 그는 전방 주시를 게을리한 나머지 속도를 거의 줄이지 않은 채 주행한 것이다.

 

1심 재판 과정에서 A씨는 “유튜브 영상을 소리만 청취했을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영상을 시청했는지 분명하지 않지만, 적어도 그가 과속하면서 전방 주시를 게을리한 것에는 유튜브 영상 재생이 하나의 원인이 됐음은 분명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이어 “피해자들의 유족과 피고인이 합의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한 것을 참작하더라도 이 사고 발생에 있어서 A씨의 과실이 너무 중하다”며 “두 명의 생명을 앗아간 잘못에 대해서는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와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했다. 이후 ‘양형 부당’ 등을 이유로 항소를 제기했지만,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도 같았다. 특히 A씨는 10회 넘게 재판부에 반성문을 제출하며 선처를 호소하기도 했었다.

 

양측 주장을 살핀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의 형은 적정하다”며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사고로 A씨는 직위에서 해제됐으며, 징계 절차가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