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尹 매정하게 명태균 끊었지만 김 여사는 그러지 못해”

“당 경선 이후 끊었다가 취임 전날 짧게 통화”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1일 ‘정치 브로커’로 알려진 명태균씨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정치에 참여한 뒤) 초반에는 조언을 들었지만 지내고 보니 안 되겠다 싶어서 매정하게 끊었다”고 밝혔다.

 

정 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에서 “대통령 출마를 하게 됐는데 유명한 정치인을 많이 아는 사람이 이런 관점으로 이야기하면 솔깃하지 않았겠느냐”며 “본질은 명씨의 조력을 중간에 끊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왼쪽)이 1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이어 “사실 매몰차게 끊으셨다고 한다. 경선룰에 이런저런 간섭을 해서 ‘앞으로 나한테 전화하지 말고 집사람한테도 전화하지 마’ 하고 딱 끊은 것”이라고 전했다.

 

정 실장은 “(다만) 대통령은 매몰차게 명씨를 끊었지만 배우자인 김 여사는 그렇게 못한 것”이라며 “어떻게든 남편 몰래 명씨를 달래고 좋게 좋게 얘기해서 선거를 끝까지 끌고 가고 싶은 게 가족의 심리 상태가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연락을 안 하다가 취임식 전날 전화가 와서 (정치 참여) 초반에 조언하고 도왔으니 전화를 받은 것”이라며 “전화를 받아서 덕담은 건넬 수 있는 것 아닌가. 그게 전부”라고 덧붙였다.

 

정 실장은 “(통화내용을) 선택적으로 발췌해서 공천 개입이라고 규정 짓고 일방적으로 몰아가는 건 과도한 정치 공세”라고 주장했다.

 

이어 “녹취에 등장하는 명태균씨도 전혀 공천 개입이 없었다고 이야기하고 있고 ‘이 녹취는 모든 내용이 아니라 잘린 것 같다’, ‘당에서 다 알아서 하겠다’는 워딩이 잘렸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했다.

 

또 “‘대통령이 불법 선거 개입을 했다’, ‘불법으로 공천 개입을 했다’는 것은 당의 권한, 즉 공천관리위원회와 최고위원회의 마지막 의결에 영향을 미쳤을 때를 말한다”며 “(당시) 공관위원장이었던 윤상현 의원과 당대표였던 이준석 대표도 김영선 후보를 공천하는 데 문제가 전혀 없었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1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야당 의원들이 김건희 여사 등 불출석 증인들에 대한 동행명령장 발부에 찬성하며 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정 실장은 “설사 누구누구를 공천했으면 좋겠다는 의견 개진을 한 게 사실이더라도 문제 될 게 없다”며 “(윤 대통령과 명씨의 통화가 이뤄졌던) 5월9일은 당선인 시절이었다. 민간인인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정치적 중립 의무를 규정한 법률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것은 다분히 정치적인 견강부회라는 게 제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정 실장은 2022년 5월9일 명씨와의 통화 사실은 2021년 11월 대선 경선이 끝날 무렵부터 명씨와 연락한 적 없다고 했던 기존의 대통령실 설명과 배치된다는 지적에 대해선 “경선 무렵에 관계를 끊었다”며 “본선 전까지 완전히 블랭크(공백)가 있다가 취임식 전날 걸려온 수많은 사람의 전화 중 한 명이었고 짧게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00여분 이상 축하 전화가 왔는데 그 대화를 다 기억하지 못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