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벅도 올렸는데 맥심·카누마저”…커피 한잔, 여유 아닌 부담?

동서식품 인스턴트 커피 가격 8.9%↑
프랜차이즈 커피업계도 가격 인상
이상기후로 재료비·환율 상승 여파
원두와 커피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의 가격 인상에 이어 서민들의 대표 기호 식품인 인스턴트 커피 가격도 오르면서 소비자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동서식품은 인스턴트 커피, 커피 믹스 등 커피 제품 가격을 오는 15일부터 평균 8.9% 인상한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인상은 2022년 12월 이후 2년 만이다.

 

가격 인상에 따라 대표 제품인 ‘맥심 모카골드’ 리필 500g 제품은 1만7450원에서 1만9110원으로, ‘맥심 모카골드 커피믹스’ 2.16kg 제품은 2만3700원에서 2만5950원으로 오른다.

 

‘카누 아메리카노’ 90g 제품은 1만7260원에서 1만8900원으로, ‘맥심 티오피’ 275ml 제품은 1290원에서 1400원으로, ‘맥스웰하우스’ 500ml 제품은 1450원에서 1560원으로 각각 조정된다.

 

인스턴트 커피와 설탕, 크림 또는 프림을 일정 비율로 한 봉지에 넣은 커피 상품인 ‘커피 믹스’는 대표적인 서민 기호 식품이다. 동서식품은 국내 커피 믹스 시장에서 90%에 이르는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맥심 모카 골드 마일드. 동서식품 제공

 

앞서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도 잇달아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지난 8월 스타벅스는 카페 아메리카노 가격을 사이즈에 따라 300~600원 올렸다. 원두 상품군(홀빈·비아) 가격은 물론 에스프레소 샷, 시럽, 휘핑 등 음료 옵션인 엑스트라군 가격도 600원에서 800원으로 인상됐다.

 

더벤티, 컴포즈커피 등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커피 메뉴도 올 상반기부터 최소 200원에서 최대 1000원 정도 비싸졌다.

 

이 같은 커피업계의 도미노 인상은 이상 기후로 인한 커피 원두와 설탕, 야자유 등 주요 원재료의 가격 상승과 높아진 환율 등의 영향을 반영한 것이다. 모든 원재료를 전량 수입하고 있는 국내 커피업계는 환율 변동에 따른 부담이 크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로부스타 가격은 2020년 7월 ㎏당 1.26달러에서 올해 7월 30일 기준 4.267달러로 4년 만에 3배 이상 비싸졌다. 같은 기간 아라비카 가격은 파운드(lb)당 1.04달러에서 2.3달러로 2배 올랐다.

 

서울시내의 한 스타벅스 매장. 뉴시스

 

국내 커피 시장 전반에 걸친 가격 상승 기류가 굳어질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커피 소비 패턴에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소비자 A씨는 “하루에 커피 3~4잔은 마시는 편인데 가격이 비싸져 좀 부담스럽다”며 “만약 가격이 더 올라가면 차를 마시거나 커피 맛이 나는 대체 음료를 사 마셔야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커피업계는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원자재 공급 방안을 모색 중이다.

 

커피업계 관계자는 “지금도 문제이지만 앞으로도 원재료비 등 압박이 이어질 것”이라며 “원두의 국제 시세는 통제할 수 없더라도 한국에서 소비량이 많은 점을 활용해 비용을 경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관계자도 “원가 절감, 생산성 향상 등의 방안을 마련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커피를 제공하려는 노력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