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년 만에 한 번 내릴 11월 비”

제주 이틀간 300㎜ 넘는 폭우…곳곳 11월 최다 강수량 경신

이례적인 11월 폭우로 제주 곳곳에서 일 강수량 역대 기록이 경신됐다.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린 지난 1일 제주시 애월읍 한 도로가 침수돼 소방 당국이 배수 작업을 하고 있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 제공

2일 제주기상청에 따르면 제주 주요지역 누적강수량은 이날 오전 8시 기준 한라산 진달래밭 351.5㎜를 비롯해 성판악 336.5㎜, 산천단 335.5㎜, 삼각봉 326㎜, 서귀포 성산 299.2㎜, 오등동 286.5㎜ 등이다.

 

제주시 275.1㎜, 서귀포 표선 249㎜, 고산 157.5㎜, 서귀포 152.6㎜ 등 기상 관측 지점에서 모두 100㎜가 넘는 양의 비가 내렸다.

 

전날 제주시 일 강수량은 238.4㎜다. 일 강수량이 100㎜를 넘은 것은 종전 2011년 11월 18일 102㎜ 이후 처음이다. 기상 관측을 시작한 1923년 이후 가장 많은 강수량으로 집계됐다.

 

성산도 1997년 11월 25일 150㎜ 강수량 이후 가장 많은 비가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고산도 11월 일 강수량으로는 최고 극값 1위를 경신했다.

 

서귀포(남부) 지점 일 강수량은 126㎜로, 11월 기록으로는 역대 3번째로 많았다. 서귀포 지점 11월 최다 기록은 2011년 11월 18일의 143㎜다.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린 지난 1일 서귀포시 남원읍 한 밭에 있는 나무가 쓰러져 소방 당국이 안전조치를 하고 있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 제공

기상청은 제주시(238.4㎜)와 성산(242.1㎜)에 전날 내린 비가 “200년 만에 한 번 내릴 수 있는 정도의 11월 강수량”이라고 밝혔다.

 

기록적인 가을 폭우가 쏟아진 원인으로는 제21호 태풍 ‘콩레이’가 꼽힌다.

 

태풍 콩레이와 한반도 우측 북태평양 고기압 사이 통로로 수증기가 다량 유입돼 제주도 남쪽 해상에 비구름대가 만들어졌고, 이 비구름대가 느리게 이동하며 강수 지속 시간도 길어져 매우 많은 비가 내렸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바람이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리면서 차량이 물에 잠기고, 건물 지하가 침수되는 등 제주 곳곳에서 구조 신고가 잇따랐다.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모두 24건의 안전조치가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