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칩 강자 엔비디아가 라이벌 인텔을 밀어내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에 편입된다. 올해 들어 주가가 반 토막 난 인텔은 1999년 다우존스지수 편입 이후 25년 만에 시장을 대표하는 자리를 내주게 됐다.
S&P 다우존스지수는 1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이달 8일부터 다우지수에서 인텔을 제외하고 엔비디아를 편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우지수는 뉴욕증권시장에 상장된 우량기업 주식 30개 종목을 기준으로 산출하는 주가지수로, 나스닥·S&P500지수와 함께 미 증권시장의 동향을 보여주는 3대 지수로 꼽힌다.
이 같은 발표에 인텔 주가는 이날 연장 거래에서 1.6% 하락했고, 엔비디아 주가는 2.2% 상승했다.
엔비디아는 AI를 구동하는 컴퓨터에 쓰이는 그래픽 처리 장치(GPU)의 주요 공급원으로 부상하면서 급성장 중이다.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해 약 240% 급등했고 올해 들어서도 170% 이상 상승했다. 올해 6월 시가총액 3조달러(약 4141조원)를 돌파한 후 한때 애플을 추월해 시총 1위 기업에 오르기도 했다. 현재 엔비디아 시총은 약 3조3200억달러(약 4583조원)에 달한다.
반면 인텔은 ‘AI 붐’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시장에서 주도권을 잃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동안에만 주가가 약 53% 하락했다. 인텔 현재 시가총액은 약 989억달러(약 136조원)로, 2020년 초(2920억달러)의 3분의 1 수준이다.
1890년대 만들어진 다우지수는 크고 오래된 기업들의 주식을 주로 꼽고 있어 S&P500에 비해 대표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 왔다. 일례로 테크 대기업인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IBM 등은 다우지수에 포함돼 있지만, 구글, 아마존, 메타는 빠져 있다.
이런 지적을 반영해 다우지수는 올해 2월에도 드럭스토어로 유명한 월그린 부츠 얼라이언스 대신 아마존을 편입하는 등 대세 기술 기업들을 계속해서 들여오고 있다. 다우지수 측은 이번 발표에서도 “(엔비디아를 추가한 것이) 반도체 산업에 대한 대표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