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여행 중 동급생에게 흉기를 휘둘러 상처를 입힌 고등학생에 대한 학교 측의 퇴학 조치는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가해 학생은 교육의 기회를 박탈당해 가혹하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광주지법 행정2-1부(김정숙·이상현·이민수 부장판사)는 고등학생 A군이 전남 영광교육지원청 교육장을 상대로 제기한 '퇴학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3일 밝혔다.
A군은 지난해 5월 학교에서 울릉도로 여행을 가던 중 뒷자리에 앉은 피해 학생이 버스 좌석을 발로 자꾸 찬다는 이유로 흉기를 휘둘렀다.
편의점에서 흉기를 구매한 A군은 본드를 이용해 흉기를 손에 붙인 상태에서 피해 학생에게 휘둘렀다.
또 피해 학생이 흉기를 붙인 손을 제압하자 다른 손으로 미리 준비한 다른 흉기를 들고 위협하기도 했다.
결국 피해 학생은 상처를 입었고, 담임이 제지하자 버스 유리창을 깨고 “3명을 더 어떻게 못 해 한이다”고 횡설수설하기도 했다.
A군은 "피해 학생에게 화가 나기도 했고, 그냥 호기심으로 흉기를 휘둘려 보고 싶기도 했다"는 상식 밖의 범행동기를 밝혔다.
A군은 사건 이후 행동장애 등 탓에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는데 “치료를 받느라 학폭위에 출석해 의견 진술할 기회가 보장되지 않았다”며 “평소 오히려 피해 학생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보호자가 학폭위에 출석해 의견을 진술했고, 흉기를 본드로 손에 붙여 휘두른 점 등에서 고의성이나 심각성이 매우 심각한 것으로 학폭위가 판단해 퇴학 처분을 감경할 사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A군은 선도와 교육의 기회 박탈이 가혹하다고 주장하지만, 대안학교 입학 등이 가능해 배움의 기회를 영구적으로 박탈한 것도 아니다"고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