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결혼식 꼭 해야 하나요"…예식 대신 기부 택한 신혼부부

조한솔·함종욱 부부. 사진=강동성심병원 제공

 

한 신혼부부가 결혼식을 치르는 대신 어려운 아동 환자를 위해 기부하기로 했다. 강동성심병원은 조한솔·함종욱 부부가 결혼식 대신 지역사회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이길 바라며 500만원을 기부했다고 1일 밝혔다.

 

기부자인 함종욱 씨는 어린시절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을 때의 기억에 병원 기부를 결심했다.

함 씨는 “유년시절 때 강동성심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던 따뜻한 기억을 회상하며 어려운 이웃을 위해 도움이 되고자 기부하게 됐다”고 말했다.

 

병원 측은 기부자 요청과 바람을 따라 병원 내에 경제적으로 취약한 아동이나 환자를 위한 기금으로 이를 사용하기로 했다. 김성환 강동성심병원 행정부원장은 “결혼식 대신 어려운 이웃을 돌보고 따뜻한 마음을 나눠 주심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취약계층의 건강을 위해 조한솔·함종욱 부부 기부금을 가치 있게 사용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이 급등한 결혼 비용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갈수록 비싸지는 결혼 비용에 “돈 있는 사람만 결혼할 수 있다”는 푸념이 나온다.

 

세계일보와 통화한 예비 신랑 A씨(30대)는 당초 예상한 결혼비용 탓에 “퇴근 후 아르바이트를 병행한다”고 털어놨다. 월급만으론 급등한 결혼식 비용을 마련하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본격적으로 결혼 준비를 하면서 웨딩 물가에 깜짝 놀라는 예비부부들이 적지 않다. 올해 평균 예식장 비용은 1283만원으로, 작년과 비교해 무려 21%나 뛰었다. 또 예식장 비용외에도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을 뜻하는 ‘스드메’ 비용도 작년보다 8% 올랐다.

이밖에 웨딩 엘범 촬영때 헬퍼비도 또 따로 붙고, 촬영 때 입는 옷이나 꽃값 등 생각지도 못한 돈이 계속 들어간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A씨처럼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다면 아르바이트 등을 병행해 비용을 하련하는 것이다. A씨는 “돈이 부족하면 결혼하기 힘들겠다는 걸 체감하고 있다”면서 “예산보다도 웨딩비용이 너무 많이 올랐다”고 하소연했다.

 

웨딩업계는 물가와 인건비 상승 영향이 크다는 입장이다. 실제 9월 한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1%, 전년 동월 대비 1.6% 상승했다. 식료품과 에너지 제외지수는 전월 대비 0.2% 하락, 전년 동월 대비 2.0% 상승했고, 농산물과 석유류 제외지수는 전월 대비 0.1%, 전년 동월 대비 1.8% 각각 상승했다. 소비자물가지수의 기준연도는 2020년이며, 5년마다 지수개편을 통해 변경된다. 또 최저임금 상승과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문 닫은 업체가 많은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