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10억원이 넘는 '고액 예금'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은행권 10억원 초과 저축성예금 잔액이 781조232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말 대비 9조4830억원(1.2%) 늘어난 것이다.
특히 주목할만한 점은 10억원 초과 예금이 증가세로 전환했다는 점이다.
해당 예금은 2022년 12월 말 796조3480억원에서 지난해 6월 말 772조4270억원으로 3.0% 감소하며 1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그러나 올해 들어 780조원을 돌파하며 증가세로 돌아섰다.
10억원 초과 정기예금이 538조531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3% 증가했다. 기업자유예금은 231조5560억원으로 0.8%, 저축예금은 10조5290억원으로 8.6% 각각 늘었다. 저축예금의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전체 저축성예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감소했다. 6월 말 기준 10억원 초과 예금 비중은 45.6%로, 2017년 말(44.9%) 이후 6년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저축성예금 규모가 1712조826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영향이다.
전문가들은 상반기까지 이어진 고금리 기조가 예금 잔액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가구당 저축 여력의 양극화가 더 심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대한민국 금융소비자 보고서 2024'를 보면, 지난해 월평균 가구 소득은 511만원으로 2022년(489만원)보다 22만원 늘었다.
가구 소득에서 고정·변동 지출과 보험료, 대출 상환액을 제외하고 남은 금액을 저축 가능액으로 간주할 때 소득의 절반 이상이 남아 저축 여력이 높은 소비자는 28.1%로 2022년(25.1%)보다 3.0%포인트(p) 늘었다.
저축 여력이 낮은(0%∼30% 미만) 소비자도 같은 기간 32.3%에서 34.9%로 2.6%p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중간 수준인(30∼50%) 소비자 비중은 29.9%에서 24.4%로 5.5%p 축소됐다.
연구소는 "가계 재정이 양극화되는 추세를 보였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