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하월곡 등 집결지서 현황 파악 불법 추심 법률 지원 확대하고 카톡으로 익명 상담 창구도 운영
불법 대부업체의 금전 압박에 못 이겨 스스로 생을 마감한 성매매 여성의 사연이 알려지자 서울시가 취약계층의 불법 대부업 피해 근절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서울시는 성매매집결지를 대상으로 불법 채권추심으로 인한 피해 실태를 조사하고,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성매매나 불법 대부업 광고를 걸러내는 시스템도 개발하기로 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 등에 따르면 홀로 딸을 키우던 ‘미아리 텍사스’촌 종사자 A씨는 최근 불법 대부업체로부터 빌린 돈을 값지 못해 목숨을 끊었다. 대부업체 일당이 A씨의 지인과 딸의 유치원 교사에게까지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견디다 못한 A씨는 세상을 등진 것으로 전해졌다.
시는 우선 아직도 시내에 남아 있는 성매매집결지인 하월곡동과 영등포동 등지에서 현장조사를 실시해 피해 현황을 파악하기로 했다. 집결지 내 스피커를 설치해 불법 추심 신고 안내방송을 내보내고, ‘로고 라이트’도 설치해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다. 익명 상담이 가능한 카카오톡 전용 상담창구도 운영한다.
채무 당사자에게만 제공해온 법률 지원은 채무자 가족이나 지인 등 관계인으로 확대한다. AI를 통해 성매매나 불법 대부업 광고를 사전 차단하는 시스템도 구축한다. 불법 대부 광고에 사용된 전화번호의 경우 3초마다 전화를 걸어 통화 불능 상태로 만들어 차단하는 방식이다.
대부업체의 불법 추심행위 등에 대한 증거 수집과 수사 의뢰도 강화하고, 자치구를 통해 과태료 부과와 영업 정지 등 행정조치도 강화하기로 했다.
시는 성매매 피해자 보호를 위해 생활시설·상담소 20곳을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9월 말까지 성매매 피해자 보호시설을 통한 상담 건수는 9706건, 의료·법률지원, 치료 회복 및 직업훈련 지원 건수는 7555건이다. 또 성매매집결지 현장지원사업(열린터)으로 2426건의 상담과 2578건의 의료·법률지원, 직업훈련 등을 제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