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女 살해해 놓고 피해자 전화로 ‘결근’ 메시지 보냈나?

“시신 물 위에 떠올랐다”…고등학생 다급한 112 신고로 꼬리 잡혀

현역 육군 장교가 30대 초반 여성을 살해한 ‘화천 북한강 시신 유기’ 사건의 전말이 드러났다.

 

이들은 같은 부대에서 근무했던 사이로, 범행 당일 갈등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4일 경찰에 따르면 이 사건은 지난 2일 오후 2시46분쯤 ‘화천대교 인근에 다리로 보이는 시신 일부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는 한 고등학생의 다급한 112신고가 접수되면서 꼬리가 잡혔다.

 

당시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살인 범행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곧장 현장에 8개 팀 33명을 투입해 합동수사를 실시했다. 동시에 각 청에서 지원받은 수중과학수사대와 화천군 재난구조대, 수색견, 드론 등을 대거 투입해 사체 수색 활동을 벌였다.

 

경찰은 이달 2~4일 사흘간 정밀 수색을 벌인 끝에 사체가 담긴 비닐 자루 10개 가량을 모두 발견했다. 비닐 자루에는 훼손된 시신이 떠오르지 않도록 하기 위한 돌덩이도 담겨 있었다.

 

현장에서 발견된 유류물과 신체 일부에 대한 지문 감식 및 DNA 감정 등을 통해 피해자 신원이 확인됐다.

 

피해자는 30대 초반 여성으로, 임기제 군무원으로 재직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신원을 파악한 경찰은 휴대전화 통화내역을 파악하는 한편 피해자 가족 탐문 등을 통해 유력 용의자를 A 씨로 특정했다.

 

이 사건 범행의 ‘유력 용의자’로 특정된 30대 후반 A 씨는 중령 진급 예정자였다. 숨진 B 씨와는 같은 부대,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했던 사이로 파악됐다.

 

그가 범행 사흘 후인 지난달 28일 경기 과천의 한 군부대에서 서울 송파구의 한 군부대로 전근 발령을 받은 것으러 전해졌다.

 

살인 범행 유력 용의자로 지목된 A 씨의 동선을 쫓은 경찰은 지난 3일 오후 서울 강남구에서 그의 차량을 발견했다.

 

차량 주변 탐문 수사를 통해 ‘마스크와 모자를 쓰고 가는 수상한 남성을 봤다’는 한 시민의 제보를 접한 경찰은 인근에서 배회하던 A 씨를 발견했다.

 

그는 3일 오후 7시12분쯤 서울 강남구 일원역 지하도에서 살인 및 사체손괴, 사체은닉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

 

뉴스1

 

A 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3시쯤 경기 과천 소재 군부대 주차장에 있던 자신의 차량에서 B 씨와 말다툼을 하다 목 졸라 살해했다.

 

해당 부대는 이들이 함께 근무하던 곳이다. 당시 A 씨는 B 씨의 시신을 옷가지로 덮어뒀다가 퇴근 이후인 같은날 오후 9시쯤 부대 인근 민간 공사장에서 B 씨의 시신을 훼손했다.

 

다음날인 같은달 26일 오후 9시40분쯤 화천으로 이동한 A 씨는 북한강변에 시신과 범행 도구를 유기했다. 그는 10여년 전 화천지역 부대에서 근무한 적이 있어 해당 지역 지리를 잘 알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A 씨는 B 씨를 살해한 뒤 차량 안에서 B 씨의 휴대전화로 부대 측에 출근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임기제 군무원이었던 B 씨는 지난달 말까지 근무가 예정돼 있었는데, 무단 결근시 범행이 들통날 것을 우려해 이런 범행을 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이후 휴대전화를 꺼놓은 탓에 통화 연결이 되지 않자 당시 범행 사실을 몰랐던 B 씨의 모친이 ’딸이 집에 오지 않는다‘는 신고를 했다.

 

경찰은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를 구성하고 신상정보 공개 여부를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