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석유 사업 수익성을 좌우하는 유가와 정제마진 하락 등의 영향으로 올해 3분기 적자를 냈다.
다만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장기화에도 SK이노베이션 산하 배터리 사업을 하는 자회사 SK온은 수익성 개선 노력 등을 통해 출범 이래 첫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SK이노베이션은 4일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손실이 423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영업이익 1조5631억원)와 비교해 적자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17조657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1.2% 감소했다. 순손실은 5881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2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과 매출액은 각각 3775억원, 1조1422억원 감소했다.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 관련 손실 및 주요 화학제품의 스프레드 축소 영향 등으로 전 분기 대비 실적이 악화했다. 사업별로 보면 지난 분기 석유 사업은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및 중국 석유 수요 감소 등에 따라 유가와 정제마진이 하락해 616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화학 사업은 주요 제품 스프레드 하락에 따른 재고 효과 등의 영향으로 14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윤활유 사업은 미국, 유럽시장의 판매량 증가와 마진 개선 효과로 전 분기 대비 220억원 증가한 1744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석유개발 사업은 판매 물량의 소폭 감소와 유가 하락에 따른 복합 판매 단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110억원 감소한 131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배터리 사업에서는 수익이 개선됐다. 배터리 사업은 3분기 매출액이 전 분기 대비 1227억원 감소한 1조4308억원, 영업이익 240억원을 기록해 첫 분기 흑자를 달성했다. 2021년 10월 SK온으로 독립법인이 출범한 이후 첫 흑자이다.
개선 배경으로는 고단가 재고 소진, 헝가리 신규 공장의 초기 램프업(생산량 확대) 비용 감소 등으로 이전 분기 대비 기저효과가 나타났다. 또 전사적 원가 절감 활동을 통해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4841억원 개선됐다. 소재 사업은 주요 고객사 판매 물량이 감소하면서 적자 폭이 확대돼 영업손실 740억원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4분기를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완화 기대감으로 정제마진이 회복세를 보이고, 배터리 사업도 고객사의 북미 공장 가동 및 신차 출시 계획 등으로 출하량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일 SK E&S와 합병을 완료했다. 이로써 아태지역 민간 최대 에너지 기업으로 재탄생한 SK이노베이션은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에도 동참해 합병 효과가 가시화되는 2027년 기준 자기자본이익률(ROE) 10% 및 주주환원율 35% 이상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진원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은 “SK E&S와의 합병을 통해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구축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향후 시너지 창출 가속화 등을 통해 주주환원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