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이 일부 점령하고 있는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 지역에 파병 북한군이 배치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 지역에서 러시아 장갑차가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군인들을 내버려 둔 채 철수하는 장면이 포착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2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최근 우크라이나군이 공개한 드론 영상에서 러시아군 BTR-82 장갑차가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보병들을 전장에 남겨두고 이탈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 영상은 지난달 30일 우크라이나군 제95공수여단이 관리하는 쿠르스크 지역 칼리노프 마을 남쪽 4㎞ 지점에서 벌어진 전투 상황을 드론 카메라로 촬영한 것이다. 러시아군의 BTR-82 장갑차 3대가 우크라이나 수목 지대를 공격하는 장면을 담고 있다.
러시아에 배치된 북한군 대부분은 보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군사 교육 없이 바로 투입된 북한군에게는 차량이나 장갑차를 기본으로 움직이는 러시아군의 교리가 상당히 낯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장면은 북한군이 ‘총알받이’로 소모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리투아니아의 비정부기구(NGO) ‘블루옐로’에 따르면 북한군은 지난달 25일 쿠르스크 지역에서 처음 우크라이나군과 교전했다. 당시 북한군 1명을 제외하고 전원 사살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일우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은 “러시아가 장갑차라도 지원해주면 다행이지만 러시아 역시 장갑차량이 부족해 오토바이나 카트를 타고 돌격하는 경우도 많다”며 “이 때문에 대부분의 북한군 병사들은 드넓은 평원을 맨발로 달리는 알보병 상태로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리투아니아 단체 대표는 북한군이 최대 8만 8000여명의 병력을 파병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러시아는 이 정도 병력을 충분히 무장시킬 수 있는 무기 생산 능력이 없다”며 “대부분 대포밥, 총알받이로 희생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북한군은 ‘파병’이 아닌 ‘용병’이라는 표현이 적절하다며 “북한은 러시아 군복으로 위장하고 러시아군 통제하에 아무런 작전 권한도 없이 시키는 대로 움직이고 있다”며 “총알받이 용병에 불과하다고 평가한다. 김정은이 자기 인민군을 불법 침략 전쟁에 팔아넘긴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