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발로 ‘양발 운전’ “위험해서 바로 포기했습니다”

걸스데이 전 멤버 유라도 양발 운전한다. 사진=MBC방송화면 갈무리

 

두 발을 이용해 운전하는 ‘양발 운전자’는 얼마나 될까? 수년 전 국내 자동차 커뮤니티에서 조사한 설문에 따르면 운전자 중 무려 18%가 양발 운전을 한다고 답했다.

 

앞선 2일 세계일보에 양발 운전을 한다는 제보자가 있어 그를 만나 도로 주행을 시도해 봤다.

결과부터 말하면 10m 정도 운행하다 바로 포기했다. 시트 포지션(운전 자세)이 불편할뿐더러 익숙지 않아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양발 운전은 애초에 오른발로 사용되도록 설계된 차량을 두 발을 이용해 각각 브레이크와 액셀이터(가속 페달)를 작동하는 운전법을 말한다. 양발 운전은 보통 자동차 레이서가 수동변속기 차량을 운전하며 빠른 변속과 가속을 위해 사용한다. 경주용 자동차에는 일반 차량과 달리 브레이크 위치가 다른 경우가 있다. 두 발을 이용해야 하다 보니 안정된 운전 자세를 잡기 위해서다.

 

반면 일반 차량의 경우 양발 운전을 고려한 설계는 적용되지 않은데, 일부 운전자 특히 여성 운전자 사이에서 이런 양발 운전이 나타나고 있다. 양발 운전은 남성에겐 매우 힘든 일이다. 양발 운전을 하려면 몸이 약 5~7도 정도 기울어진 상태로 다리를 모으고 운전해야 한다. 특히 비만인 경우 이런 양발 운전은 애초에 불가능하다.

 

양발 운전자 중에는 실제 차를 이용한 운전 연습이 아닌 스크린 운전연습장 등에서 운전을 배운 경우가 있다. 이날 세계일보와 만난 여성 A씨도 스크린 운전연습장에서 교습 후 면허를 취득했다고 전했다.

 

A씨는 양발 운전에 익숙해서인지 큰 어려움 없이 차를 주행했다. 그는 “여성의 경우 짧은 치마를 입는 경우가 많다”면서 “다리를 모으고 있는 일은 불편하지만 익숙하다”고 말했다. 일상에서 익숙한 자세라 운전 시에도 남성보단 덜 불편함을 느낀다는 것이다. 다만 여성이라 고해서 두 다리를 모으고 운전하는 일이 편한 건 아니다.

 

A씨에게 “한발 운전으로 바꾸면 보다 편하지 않나”라고 묻자 “익숙해져 갑자기 자세를 바꾸는 게 힘들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기자는 10m도 못 가서 포기했지만 애초에 잘못된 운전 자세가 익숙해진 것이다.

 

이런 양발 운전의 문제는 차량 주행 시 오작동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다. 운전 시 두 발을 각 패드에 올려놓다 보니 의도치 않게 브레이크를 밟는 등의 문제가 자주 발생한다. 이점은 A씨도 공감한다. 그는 운전하는 중간중간 브레이크를 수시로 밟았다. 이같은 운전은 뒤 차량 운전자에게 끊임없이 긴장감(피로도)을 주고, 도로 흐름에 영향을 미쳐 정체를 유발한다. A씨는 운전 중 브레이크를 불필요하게 자주 밟는다는 지적에 “습관이 돼 크게 신경 쓰지 못했다. 뒤차에 불편을 준 거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습을 통해 한발 운전을 해야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각에서는 “왼발 제동 역시 나쁘기만 한 운전 방식은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은 높이가 다르고 누르는 예민함도 달라 자칫 오작동으로 인한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 양발 운전이 사고를 유발한다는 통계는 없지만 개인의 편의를 더할 뿐 다른 차량과 차량 흐름에 방해가 되는 점 등을 생각해 볼 때 운전법을 바꾸는 편이 좋을 거로 보인다. 운전은 차량 설계에 맞춰 자신에게 맞는 운전 습관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