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동해선·경의선에 '대전차 구덩이'…바로 메우고 남침 가능

구덩이 뒤에 흙으로 산 쌓아 인공기 꽂고 촬영 후 철수…"군사적 효용성 없어"

북한이 육로를 폭파한 동해선과 경의선에 전차를 막는 용도의 구조물을 만들었지만, 보여주기에 불과하다고 군이 판단했다.

4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달 15일 동해선과 경의선 폭파 이후 지난 1일까지 해당 지점에 매일 각 300∼400명의 인원과 중장비를 투입해 작업을 이어왔다.

합참은 4일 북한군이 지난 10월 15일 폭파시킨 경의선·동해선 남북연결 도로에서 다수의 병력과 중장비를 투입해 11월 2일까지 작업을 실시했다며 기존의 철도와 도로가 있던 곳에 좌우로 120~160m, 남북으로 10m, 깊이 3~5m의 대전차구를 콘크리트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사진은 동해선에 인공기가 게양된 모습. 합참 제공

작업을 통해 동해선과 경의선에 나란히 전차 기동을 차단하기 위해 판 구덩이를 뜻하는 '대전차구'와 토산(성토지)이 생겼다.



동해선의 대전차구는 좌우 160m, 앞뒤 10m, 깊이 5m이고 대전차구의 북쪽에 만든 토산은 높이 11m로 파악됐다.

경의선의 대전차구는 동해선과 크기가 비슷하고 깊이는 3m 수준으로 더 얕으며 역시 대전차구 북쪽에 있는 토산은 좌우 120m, 앞뒤 50m, 높이 11m 정도다.

동해선과 경의선 토산 위에는 수목을 식재한 모습이 식별됐다.

북한은 지난 1일 동해선 토산 위에 인공기를 걸어두고 사진을 촬영한 다음 곧장 인공기를 철수하는 모습이 우리 군 감시장비에 포착됐다.

동해선에 지어진 대전차구와 토산의 모습. 합동참모본부 제공

군은 북한이 유사시 토산에 있는 흙을 앞쪽의 대전차구에 밀어 넣는 식으로 단시간에 메워버리고 남침 경로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이는 북한군 입장에서 전쟁 장애물이 아니고 군사적 효용성이 없다"며 "전체적인 작업 공정이 (이곳이) 자기 땅이라는 것을 표시하기 위한 보여주기식 쇼라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군은 지난 1일부로 해당 작업을 마무리했으며 현재 두 장소 주변에 작업 병력은 보이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