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의 ‘금투세 폐지’에 크게 실망한 황운하…“노무현 정신 잊지 말아야”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 기자회견에서 “눈앞의 표만 바라본 결정”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 뉴시스

 

조국혁신당은 4일 더불어민주당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결정을 두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겨냥해 커다란 실망감을 표출했다.

 

황운하 혁신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대표님, 실망”이라며 이같이 날을 세웠다. 이어 “최근 여권에서 이 대표가 ‘프레지덴셜해 보인다’, 즉 ‘대통령스럽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이 대표는 이 같은 말에서 깨어나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대표가 대선을 염두에 두고서 지나친 ‘우클릭 행보’를 한다는 비판으로 풀이됐다.

 

같은 맥락에서 황 원내대표는 “여야가 합의를 통해 도입한 금투세를 시행도 안 해보고 폐지하자는 것은 프레지덴셜한 정치인의 자세가 아니다”라며 “민주당이 만들고자 하는 세상은 불합리한 세제를 그대로 둔 채 자본이득에 눈감아주는 세상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는 “이재명 대표의 철학인 기본소득 정책은 어떻게 추진하겠다는 것이며 예산 13조원이 소요되는 민생회복지원금은 어떻게 마련하겠다는 것인가”라며, “제1야당 대표가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세금 깎아주는 일에 동참하면 민생은 누가 지킨다는 말인가”라고 쏘아붙였다.

 

황 원내대표는 “모든 결정은 일부 반대자들이 아닌 국민 전체를 보고 결정해야 한다”며, “금투세 폐지는 깊은 고민 없이 눈앞의 표만 바라본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계속해서 “원칙을 갖고 끊임없이 도전했던 노무현 정신을 이재명 대표가 잊지 않기를 바란다”며 “금투세에 대한 입장을 다시 고민해보기를 바란다”고 했다. 혁신당은 금투세 시행을 위해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앞서 이 대표는 같은 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년부터 도입 예정이었던 금투세를 폐지하기로 결론내렸다. 금투세는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투자로 5000만원 이상 소득 올린 투자자에게 소득의 20%(3억원 이상은 25%)를 부과하는 세금이다.

 

이 대표는 “정부와 여당이 밀어붙이는 금투세 폐지에 동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원칙과 가치에 따르면 고통이 수반되더라도 (금투세를) 강행하는 것이 맞겠지만 현재 주식 시장이 너무 어렵다”고 결정 배경을 밝혔다.

 

민주당은 애초 내년부터 도입되는 금투세를 계획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그동안 당내에서는 주식시장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유예 혹은 폐지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 대표도 지난 8월 전당대회 기간에 사견을 전제로 금투세 시행 유예의 필요성을 들고 나왔었다.

 

이 대표는 금투세를 폐지하는 결정을 내리면서도 주식시장의 근본적인 어려움은 정부 정책에 있다고 주장했다. 금투세 시행 당론을 번복한 데 대해 그는 “원칙과 가치를 져버렸다고 하는 개혁·진보 진영의 비난을 아프게 받아들인다”며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더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증시가 정상을 회복하고 기업의 자금조달, 국민 투자 수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상법 개정을 포함한 입법과 증시 선진화 정책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