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홍수특보 예년의 5배 발령… 군산·익산 등엔 500년 빈도 이상 ‘강한 비’

올여름 기록적인 폭우로 군산과 익산 등에 500년 빈도 이상의 강한 비가 내렸고, 이로 인한 홍수특보는 예년의 5배인 170건이 발령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인공지능(AI) 홍수예보, 내비게이션 안내, 침수우려지역 안내문자 등 스마트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신속‧정확한 홍수위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올해 여름철 ‘스마트 홍수 알리미’, 댐 홍수조절 및 하천정비 확대가 홍수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5일 밝혔다. ‘스마트 홍수 알리미’는 환경부가 홍수 대응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부터 도입한 인공지능(AI) 홍수예보, 내비게이션 안내, 침수우려지역 안내문자 등 스마트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국민들에게 신속하고 정확한 홍수위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전북 군산시 한 도로가 물에 잠겨 있다. 전북특별자치도 소방본부 제공

◆7월에 군산·익산 등에 역대급 비

 

6월 중순부터 7월 하순까지 이어진 올해 장마철(6월19일~7월27일)의 전국 강수량은 475㎜로 평년(1991년~2020년, 357㎜) 대비 32.5% 증가한 많은 비가 내렸다.

 

특히, 짧은 기간 좁은 지역에 집중하여 비가 내려 홍수 대응에 어려움이 많았다. 7월 한 달에만 경기 파주시에 최대 800㎜ 이상, 전북 익산시와 충남 서천군에 최대 700㎜ 이상의 비가 내려 연평균 강수량(약 1300㎜)의 절반 이상이 집중됐다.

 

7월10일엔 전북 군산시에 시간당 146㎜, 전북 익산시에 시간당 142㎜가 내리는 등 역대 시간당 최대 강수량 기록을 경신하고, 500년 빈도를 상회하는 강한 비가 내렸다.

 

7월 17∼18일 수도권에 집중된 호우로 경기 파주시에 이틀간 620㎜의 많은 비가 내렸으며, 시간당 최대 강수량은 101㎜를 기록하면서 역시 500년 빈도를 상회했다.

 

9월20∼22일 사이에도 약화된 열대저압부로 변한 14호 태풍(풀라산)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전국적으로 내렸는데, 경남 창원시에는 이틀간 531㎜의 비가 내려 500년 빈도 수준을 기록했다.

 

◆“AI홍수예보로 특보 발령 시간 감소”

 

정부는 해마다 반복되는 집중호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홍수예보를 실시했다. 인공지능이 매 10분마다 하천수위를 자동으로 예측하고 위험 알람을 주면, 홍수예보관이 검증한 후에 홍수특보(홍수주의보‧경보)를 발령하는 식이다.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홍수특보 발령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대폭 감소시킬 수 있었고, 전년 대비 약 3배 늘어난 지점에 대해 홍수특보를 신속하게 발령할 수 있었다. 지난해 75개였던 홍수특보지점은 올해 223개로 확대됐다.

 

홍수특보지점 대폭 확대를 통해 올해는 최근 10년 평균 34건 대비 약 5배 증가한 170건의 특보가 발령됐다. 170건 중에 신규로 확대한 특보지점에서 133건(전체의 78%)을 발령했다. 지방하천의 경우에도 신규 특보지점에 특보를 발령해 홍수에 취약한 지방하천 범람을 대비해 충분한 대피시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고 환경부는 밝혔다.

 

아울러 홍수 발생 전에 하천 수위를 예측하는 홍수특보뿐만 아니라, 전국에 설치된 수위관측소(673개)에서 하천수위를 1분 주기로 관측해 제공하는 홍수정보를 관계기관에 총 2495건 전파했다.

 

홍수특보 및 홍수정보는 기존 팩스, 문자(SMS) 전파 외에 올해부터 음성메시지(VMS)를 통해 지자체 부단체장과 담당자 등에게 총 8651건 전파했다고 덧붙였다.

 

올해 집중호우로 7월10일 충청권(금산군 유등천, 옥천군 서화천), 7월18일 수도권(오산시 오산천, 이천시 복하천), 9월21일 경남권(김해시 조만강) 등 일부 지역은 하천수위가 계획홍수위를 초과하는 위험한 상황이 발생했지만, 사전에 홍수특보 발령사항 등을 지자체에 즉시 전파해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환경부는 설명했다.

 

경기 파주시 월롱면의 한 컨테이너 제작공장이 침수돼 주차된 차량이 물에 잠겨 있다. 뉴스1

◆도시 침수 예보, 20개 댐 홍수조절

 

도시지역 침수에 대해서도 차질없이 예보했다.

 

지난해 서울(도림천)에 이어, 올해에는 광주(황룡강), 포항(냉천), 창원(창원천) 지역까지 확대해 도시침수 예보를 실시했다. 하천 및 하수관로 수위 등을 확인해 침수가 예상되는 지역 등을 지자체에 총 56회 알렸으며, 저지대 지역의 주민들이 대피할 수 있도록 했다.

 

올해 7월부터 처음으로 차량 운전자가 홍수경보 발령지점이나 댐 방류지점 부근을 진입 시, 내비게이션에서 음성으로 안내했다. 41건의 홍수경보 발령 정보와 64건의 댐 방류정보를 내비게이션으로 제공해 지하차도나 저지대와 같은 위험지역에서의 운전을 주의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환경부는 전국의 20개 다목적댐을 통한 홍수조절을 적극 실시했다고 덧붙였다.

 

집중호우 시 최대한 물을 담아둘 수 있도록 홍수기(6월21일~9월20일) 전까지 다목적댐의 집중 방류를 통해 설계 대비 약 3배 수준의 홍수조절용량을 확보(62.5억㎥)했으며, 집중호우 시 댐에서 최대한 저류하여 하류 하천의 수위 상승을 최소화했다는 것이다.

 

환경부는 홍수에 안전한 하천 조성을 위해 제방 보강, 하천 준설 등 하천 정비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작년 4500억원 수준이었던 국가하천 정비 예산을 올해 6600억 원 수준으로 약 47% 대폭 확대해 홍수기 전 적극적인 하천 정비 등을 통해 하천의 홍수 대응능력을 강화했다.

 

환경부는 올해 처음 도입한 ‘스마트 홍수 알리미’ 기반의 홍수대응 경험을 토대로 세부사항을 개선하고, 댐 홍수조절과 하천 정비 등을 강화하여 홍수대응체계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김구범 환경부 수자원정책관은 “예년에 비해 강하고 많은 비가 일상화되고 있는 만큼,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데 국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올해 처음으로 도입한 스마트 홍수 알리미 체계를 앞으로도 차질없이 운영하고, 댐과 하천 관리를 철저히 하여 국민들이 홍수로부터 안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