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처음으로 원어민 영어 강사들이 노조에 가입하고, 사측과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데 성공했다. 원어민 영어 강사들로 구성된 노조가 단체협약을 체결한 것은 2010년 인천 영어 학원 이후 14년 만이다.
6일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부산본부에 따르면 지난 4일 부산본부소속 외국어교육지회가 부산글로벌빌리지와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외국어교육지회에는 부산시가 민간에 위탁·운영하는 영어교육기관 부산글로벌빌리지 소속 외국인 강사 20여명이 가입돼 있다. 이곳에서 일하는 원어민 강사들은 연차휴가를 제대로 사용할 수 없게 되자 민주일반노조 외국어교육지회에 가입했다. 해당 지회는 노동쟁의 조정 신청 등을 통해 사측과 협상을 벌인 끝에 지난 4월 임금협상을 체결한데 이어, 이달 초 단체협약까지 체결했다.
부산글로벌빌리지 노사는 원어민 강사들의 기본급을 부산시 생활임금 수준으로 인상하고, 근속 수당 명목으로 매년 1만2000원씩 임금을 올리는 방안에 합의했다. 또 원하는 날 연차휴가를 사용하고, 취업규칙상 병가 규정도 단체협약에 명시하도록 했다.
노조 관계자는 “사설학원은 아직도 강사들의 연차휴가를 강제로 지정하고, 사용자가 4대 보험료를 지급하지 않기 위해 프리랜서 계약을 강요하고 있다”면서 “민주일반노조 부산본부는 원어민 강사들의 권리 쟁취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