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47대 대통령을 뽑는 결전의 날인 5일(현지시간)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후보 카멀라 해리스는 막판까지 지지를 호소하며 총력전을 펼쳤다. 개표 결과가 속속 나오면서 양측의 분위기는 확연히 달라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터커 칼슨 전 폭스뉴스 앵커 등과 개표방송 파티를 벌이며 여유를 보였고, 해리스 부통령은 차분히 관저에 머물며 라디오방송 등을 통해 ‘통합’을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5일 오전(현지시간)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주에서 투표한 뒤 “우리가 매우 상당한 우세를 보이고 있는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부인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모턴 맨덜 레크레이션센터’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투표한 뒤 기자들과의 약식 회견에서 “매우 자신 있다”며 “우리가 오늘 큰 승리를 거둘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2016년, 2020년 대선에 이어 세 번째 대선에 도전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이 최고의 선거운동이었다”고 자평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투표 뒤 자신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가족 및 고액 후원금 기부자 등과 함께 대선 개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CNN·PBS방송이 보도했다. CNN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상징 같은 붉은 색 넥타이 차림으로 반짝이는 샹들리에와 대형 텔레비전 개표방송 화면을 배경으로 지인들 앞에서 연설했다고도 전했다. 개표방송 파티에는 러닝메이트인 부통령 후보 J D 밴스 상원의원, 트럼프 전 대통령 정권 인수팀을 이끄는 하워드 러트닉과 린다 맥마흔, 페이팔 전 최고운영책임자(COO) 데이비드 색스, 비벡 라마스와미 등도 참석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경합주를 중심으로 지역 라디오 인터뷰에 응했다.
대선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한 라디오방송 인터뷰에서는 “사람들은 우리를 분열시키는 이 시대에 솔직히 지쳐 있다”면서 “우리 모두는 우리를 갈라놓는 것보다 더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통합을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편 가르기’식 정치스타일을 지적하면서 포용과 화합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해리스 부통령은 “우리는 성공과 좌절을 함께 겪는다”면서 “리더십은 공통점을 찾으려 노력해야 한다. 끊임없이 사람들을 질책하고 깎아내리는 것이 아니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마찬가지 경합주인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라디오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밴스 상원의원이 자신을 “지능이 낮다”(low-IQ individual), “쓰레기”(trash) 등으로 모욕한 것에 대해 “소음”(noise)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나 밴스 상원의원의 이름을 거론하지 않고 “내가 집중하는 걸 방해하려는 의도”라며 “나는 그런 소음에 방해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건 무엇보다 정말로 그들 스스로를 비하하는 것”이라면서 “내가 집중하는 것과 목적은 분명하다. 나의 목적은 사람들을 고양시키고, 그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유권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투표를 독려하고, 지지를 호소하는 자원봉사자들의 근무 공간에서 직접 유권자들과 통화했다고 백악관 풀기자단이 전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애초 워싱턴에 있는 자신의 모교이자 ‘흑인들의 하버드’라 불리는 하워드대학에서 개표 상황을 지켜볼 것으로 알려져 대학에 지지자들이 대거 모여들었으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