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임기연장 노림수… 개헌 띄우는 범여권

현행 헌법은 중임까지만 허용
경제 안정세 속 평생집권 시동

20년 넘는 장기 집권으로 ‘21세기 술탄’이라 불리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선거에 다시 나설 수 있도록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5일(현지시간) 국영방송 TRT하베르에 따르면 데블레트 바흐첼리 민족주의행동당(MHP) 대표는 이날 튀르키예 의회에서 “테러가 뿌리뽑히고 튀르키예가 정치·경제적인 안정에 도달한다면 우리 대통령이 한 번 더 선출되는 것이 자연스럽고 옳은 선택”이라며 “이에 필요한 헌법적 조치를 마련하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에르도안 대통령은 국가의 연속성과 정치적 안정성을 보장하는 유일한 선택지”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AFP연합뉴스

한때 70%를 넘겼던 물가상승률이 40%대까지 내려오고, 환율 변동폭이 줄어드는 등 최근 튀르키예 경제가 안정세를 보이자 MHP를 비롯한 범여권이 에르도안 대통령의 임기 연장을 위해 개헌론 띄우기에 나서고 있다.



현행 튀르키예 헌법은 대통령을 중임까지만 허용하며, 임기 도중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한 번 더 대통령 후보 자격이 주어진다고 규정한다. 22년째 집권 중인 에르도안 대통령은 현재 중임 임기 중이다.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부치려면 의원 정수 600명 중 360명 이상이 필요하다. 현재 범여권 정당을 합쳐도 321석에 불과해 개헌론을 추진 중인 집권 정의개발당(AKP)은 57석을 가진 친쿠르드족 성향의 인민평등민주당(DEM) 구애에 나선 모습이다. 지난달 바흐첼리 대표는 투옥 중인 반군 무장조직 쿠르드노동자당(PKK) 지도자 압둘라 외잘란이 조직을 버리겠다고 약속하면 그를 사면하겠다는 파격적인 발언을 내놨다.